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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北소행 드러나면? 北외교무대 고립 '불가피'

전문가 "국제사회 비난↑...고립 피하기 어려워"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17-02-17 18:11 송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닷새째인 17일 말레이시아 세팡 지역 경찰서 밖에서 취재진이 모여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 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정남 유가족들이 DNA 샘플을 제출하기 전까지 살해, 부검된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7.2.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발생 닷새째인 17일 말레이시아 세팡 지역 경찰서 밖에서 취재진이 모여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 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정남 유가족들이 DNA 샘플을 제출하기 전까지 살해, 부검된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7.2.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이 북한 당국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북한의 외교무대 고립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범행에 가담한 여성 용의자의 국적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알려지는 등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 소행임을 입증할 수 있는 '스모킹 건'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조만간 발표하게 될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 분석 결과와 추적중인 추가 용의자 남성 4명에 대한 신원이 확인되는대로 북한 소행 여부가 어느 정도 가려질 전망이다. 

사건이 발생한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지난 1973년 6월 외교관계 수립 이후 줄곧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2003년 양국이 상대국 수도에 각각 대사관을 개설한 이래 말레이시아인은 별도 비자없이 북한 방문이 가능해졌다. 2001년 이래 1000명 이상의 말레이시아인들이 북한을 방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3년 말레이시아의 한 대학은 김정은에게 경제학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말레이 정부는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지난달 북한 항공기의 자국 영공 통과와 이착륙을 금지시켰다.

다만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지난 13일 말레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 "(이번 사건이) 말레이-북한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나라에 대사관을 설립한 외국 정부와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또 강화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의 외교적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연이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잇달아 받으며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교적 활로를 꾸준히 모색해 왔다.

지난해 제13기 제4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를 대체하는 국무위원회를 만들고, 외교통인 리수용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영호 외무상 등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김정은은 국무위원장 추대(지난해 6월29일) 후 첫 공개활동으로 '절친' 국가인 쿠바 특사일행과 담화(지난해 7월1일)를 선택했다.

아울러 김정은은 이례적으로 북한 주재 쿠바대사관을 직접 방문(지난해 11월29일)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

이 밖에도 중국공산당 창건 95돌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축전을 교환하는 등 북중관계 개선에 대한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연초에도 중국 최대 연휴인 춘제(春節·음력설)을 맞아 북한과 중국 고위인사들은 한자리에 모여 양국 우호를 다졌다.

이처럼 북한이 공들여 온 '외교 행보'가 김정남 피습 사건으로 인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북한의 대중국 외교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친중 인사로 분류되며 북한에 대한 지렛대 역할을 해 왔던 김정남을 살해한 범인이 북한이라면, 중국이 더이상 북한을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북한의 테러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김정은은 의붓형 김정남을 암살함으로써 '눈엣가시'를 제거했을지는 모르지만 북한이 더욱 심각한 고립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국제적 고립은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의 불만을 고조시킴으로써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안정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외신 등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9시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에 의해 살해됐다. 일부 용의자들은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 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김정남의 시신은 쿠알라룸푸르 병원(HKL)에 안치돼 있으며, 병원 주변엔 현지 경찰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압둘 사마흐 맷 셀랑고르주 경찰청장은 김정남 유가족들이 DNA 샘플을 제출해야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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