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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郡 "첫 단추 잘 끼웠다"에 반대 크게 드러내지 않아

대구공항 이전 후보지 군위·의성 가보니

(대구ㆍ경북=뉴스1) 피재윤 기자 | 2017-02-17 17:13 송고 | 2017-02-20 10:29 최종수정
경북 군위군 우보면/사진제공=군위군 © News1

17일 대구 민·군 통합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경북 군위군 우보면과 의성군 비안면·군위 소보면에는 여전히 공항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 목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인구 2200명의 작은 농촌마을인 군위군 우보면으로 들어서자 마을 입구에 있던 노인이 "농촌은 농촌다워야지…"라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알려진 군위군 우보면은 조용하고 평온한 기운이 느껴졌다.

들녘을 중심으로 펼쳐진 작은 집들은 책자에서 본 농촌마을 전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우보면은 친환경 들판을 조성해 벼농사를 짓고 있는 미성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마늘, 양파, 가축, 밭농사 등 복합영농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전날 국방부의 발표 이후 군위군에서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인 반면 공항 예비후보지에 살고 있는 우보면 주민들은 무덤덤했다.

주민 A씨는 "군에서 열었던 설명회에서는 '공항을 유치하면 마을이 좋아진다'는 말을 들었는데 잘 모르겠다"며 "(이 지역에) 뭔가 이득이 될 것 같으니까 군에서 그렇게 적극적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공항 유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마을 진입로에서 만난 주민 B씨는 "불 보듯 뻔한 것 아니냐. 대구에서 소음 피해가 만만찮았다는데 우리 동네에 온다고 별반 차이가 있겠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공항이 들어서면 군 면적의 상당수가 공항과 관련된 각종 규제로 직·간접 피해를 입을텐데, 그때는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사진제공=군위군 © News1

우보면과 30분가량 떨어진 소보면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평온하고 조용한 군위군 소보면은 의성 비안면과 공동 유치지역에 들어있다.

이곳은 군위군 8개면 중에서도 가장 넓은 들을 소유하고 있는데, 들판의 면적만 군 전체의 11%에 달한다.

현재 2434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곳은 어느 마을로 가더라도 재를 넘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 주민들은 넓은 들판을 이용한 벼농사가 대부분의 생계 수단이지만 전국적으로 유명한 '소보사과'를 재배한다.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무덤덤한 편이었다.

대체로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크게 드러내진 않았지만, 일부 주민은 공항 유치에 완강히 반대했다.

C씨는 "소음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조상대대로 내려온 생활터전을 버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른 주민들은 "아직 최종 후보지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공항이 오더라도 몇년이 걸릴텐데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경북 의성군 비안면/사진제공=의성군 © News1

군위군 소보면과 함께 예비이전 후보지로 이름을 올린 인구 2500명의 의성군 비안면.

평탄한 야산에 둘러싸인 이곳 주민의 대부분은 과수농사에 주력하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30년 후 없어질 지자체 중 하나로 거론될 만큼 공항 유치가 절박하다"고 했다.

이때문에 김주수 군수가 직접 나서 통합공항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비안면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김 군수의 이런 의지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주민은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클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D씨는 "농촌지역에 맞는 시설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데, 지역 실정과 상관없는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농촌을 없애겠다는 것과 같다"며 "정부가 지금까지 공항 이전 지역에 해준 것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

주민 E씨는 "공항이 들어서면 땅값 상승과 외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던데 과연 그렇게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씨는 "마을에는 한평생 고향을 지켜온 80살 넘은 노인들 뿐"이라며 "이번 결정이 과연 농촌을 위하고 지역을 위한 결정이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의성군과 군위군은 통합공항 이전으로 파생되는 효과를 최대한 부각시켜 반대 입장의 주민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찬성 여론과 반대 여론이 부딪칠 경우 지역 민심 이반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성군은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중심지역을 내세우고 있고, 군위군은 대구 민·군 통합공항 유치가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 민·군 통합공항 이전 대상지는 이르면 올 연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ssana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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