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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현대상선…해운 기둥 역할엔 '한계', 정부지원 절실

해운공룡들 등쌀에 생존부심, 화주확대는 긍정적 신호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7-02-17 12:18 송고
지난해 말 2M+H 전략적 제휴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뉴스1DB)/News1

서울중앙지법이 17일 한진해운 파산을 선고함에 따라 현대상선이 국내 유일의 국적 컨테이너 선사로 남게 됐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내 해운업계의 선박 운항 능력은 반토막이 났지만 당분간 현대상선이 이 공백을 메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합종연횡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글로벌 선사들 틈바구니에서 현대상선의 독자생존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어서다.

가장 큰 위협요인은 글로벌 해운시장 판도가 인수·합병(M&A)을 거친 초대형 선사간 경쟁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CMA CGM이 싱가포르 선사인 NOL을 흡수한데 이어 글로벌 4위의 코스코는 홍콩계 선사 OOCL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도 함부르크수드(7위) 합병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머스크는 운용 선박만 778척에 달하는 초대형 선사로 거듭난다.

반면 전략적 제휴 수준으로 글로벌 해운동맹인 2M에 다리만 걸쳐놓은 현대상선은 이같은 시장 재편 움직임에 끼어들지 못하고 있다.

업황 부진 및 운임비 하락에 맞서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는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현대상선의 입지가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한진해운 화주 수요 중 일부가 현대상선에게 흡수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현대상선의 미주 서안노선 1월 물동량은 지난해 동월에 비해 55.3% 확대된 1만4899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퇴출로 이 회사에서 이탈한 수요를 해외선사들이 나눠가지긴 했지만 상당수는 현대상선에 흡수됐다. 미주서안 노선 점유율 상위 10개 기업 중 현대상선의 물동량 확대 폭이 가장 컸다.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롱비치터미널 지분 확보로 미주노선 운영과 관련된 원가절감 효과까지 가시화되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대상선이 당장 선대확대나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잔뜩 몸을 웅크리고 화주수요 확보 및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여지는 있다.

한진해운의 공중분해로 현대상선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지자 해운업계 역시 이같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경기 및 현대상선의 재무여건을 고려했을 때 무리한 선대확대는 자충수가 될 우려가 있다"며 "당분간은 2M의 그늘 밑에서 영업망을 유지하며 내실을 강화한 뒤 선대 확장에 나서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논리에 치우친 당국의 오판이 한진해운을 파산으로 내몬 만큼 이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가 기간산업 지원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해운업 지원은 선대 확장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조원을 투입해 설립되는 한국선박회사는 신조 발주가 아닌 국내선사의 기존 선박을 인수해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선사들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은 되지만 반토막난 선박 수송능력 회복을 도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진해운이 운영하던 선박은 90여척 정도로 종전 수송능력까지 회복되려면 현대상선 등 국내선사가 최소 이 정도 수량의 컨테이너선을 더 확보해야한다.

이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내실다지기에 성공하면 선대확보가 절실해질 수 있는 만큼 선박신조프로그램 신청조건 완화 및 규모 확대를 고민해야한다"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국내 해운사간 합병에도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2020년까지 국내선사들의 선대확대를 돕는 2조6000억원 규모의 선박신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계획인 현대상선은 일단 중소형 컨테이너선 건조에만 자금을 빌려올 예정이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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