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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만에 구치소 독방…나오지 못한 이재용 부회장

(의왕=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2-17 06:51 송고 | 2017-02-17 09:05 최종수정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또는 17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2017.2.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8일만에 다시 구치소에서 긴 밤을 보낸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전 구속됐다.

구치소 앞에서 밤새 대기하던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밤부터 구치소 앞에서 시위를 벌인 보수단체는 박영수 특별검사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날카로운 열쇠로 찢으며 '특검 해체'를 외쳤다.

대기업 총수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법원의 영장 발부로 삼성그룹은 창립 79년만에 총수 첫 구속이라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영장 기각 28일만에 다시 수의를 입은 이 부회장은 2평짜리 독방에 남았다. 구치소 주차장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리던 검은색 체어맨 차량은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지 20여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이 부회장이 전날 오전 9시 삼성 서초사옥을 출발해 대치동 특검 사무실을 들렀다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고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출발한 시간은 저녁 7시. 해가 질 때까지 진행된 역대 최장 시간 영장실질심사로 이 부회장은 점심과 저녁식사를 하지 못했다. 구치소에 도착한 저녁 8시는 구치소 식사시간 종료 이후라 식사가 제공되지 않았다. 특혜 논란을 우려해 삼성과 구치소 측 모두 원칙을 철저히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새벽녘 구치소의 적막을 깬 것은 보수단체였다. 구치소 앞은 이재용 구속을 반대한다며 대형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는 보수단체의 목소리로 소란했다. '자유청년연합'이란 단체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구치소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박영수 특별검사 구속을 외치는가 하면 영장 기각 오보를 접하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우산을 들고 선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다. 어느 누구도 장담이나 기대의 말을 꺼내놓지 않았다. 침통한 표정으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렸다. 오전 5시37분,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대기하던 삼성그룹 관계자들의 입에선 장탄식이 흘렀다. 오너의 구치소행을 맥없이 지켜봐야 했던 그룹 관계자들은 하늘만 바라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1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영장 발부를 반대하고 있다 . 특검팀은 지난 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됐다. 2017.2.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지난 하루는 이 부회장에게 참혹 그 자체였다. 28일전 겪었던 최악의 하루가 고스란히 재현됐다.

이 부회장은 16일 오전 일찍 서울 이태원동 자택을 나서 서초동 삼성사옥에 들렀다 오전 9시26분쯤 대치동에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특검사무실로 이동할 때엔 이 부회장이 평상시 타고 다니는 체어맨 차량을 이용했다. 이 부회장에게 익숙했던 공간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

특검에서 법원으로 이동하는 시간부터는 특검팀이 마련한 '그랜저' 차량을 이용했다. 한달 전 특검팀이 마련한 '카니발'에 탑승했을 당시 차 문이 한동안 열려있어 이 부회장은 어색한 시트에 앉아 한참동안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아야 했다. 당시 논란을 의식한 듯 특검은 차량을 교체했다.

이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특검팀의 차량으로 법원까지 이동했다. 특검에 들어갈 때와 법원에 출두할 때 모두 이 부회장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눈에 띄게 수척한 모습이었다. 입장 동선을 계단으로 정하고 주변을 통제했지만 길을 헷갈린 직원의 착오로 승강기 쪽으로 향했다 다시 계단을 이용해 3층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 예정 시각인 10시30분보다 30여분 이른 10시4분쯤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 들어섰다.

법원 입장 과정에서 1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이 부회장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입을 굳게 닫았다. 대신 평소와 달리 참담한 기색이 역력했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표정은 빠르게 굳어졌다.
법원 입구에선 한달전과 달리 보수단체가 등장해 '구속 기각'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큰 소리로 '글로벌 기업인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 반대를 주장했다. 일부 격앙된 시위대는 진입을 시도하다 법원 방호관의 제지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량이 구치소 주차장을 떠나고 있다. © News1 장은지 기자

구속전 피의자심문은 전례없이 7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법조계에선 역대 가장 긴 영장심사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4시간 동안 열린 첫번째 영장심사보다도 훨씬 치열한 법리다툼이 전개됐다. 이를 예고하듯 삼성 측 변호인단은 검정색 캐리어 2개를 끌고 각각 그 위에 금색 보자기로 싼 기록을 들고 들어갔다. 오후 2시쯤엔 삼성 측 변호인이 급히 외부로부터 추가 서류를 전달받아 들어가기도 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피의자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구치소 혹은 검찰청에서 대기하며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도록 했다.

심문은 오후 5시55분 종료됐지만, 이 부회장은 본인의 뒤를 이어 진행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영장심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함께 법정 밖으로 나왔다. 이 부회장은 곧바로 특검팀이 준비한 그랜저 차량을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생애 두번째로 구치소에 발을 들였다. 그는 다른 입소자들과 마찬가지로 신분 확인과 신체 검사 등을 거친 뒤 대기실로 이동해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서울구치소 수감동에는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수감돼 있다. 

끝내 이 부회장은 17일 서울구치소에서 나오지 못했다. 대신 승마협회장이자 최순실 지원의 핵심인물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만 구치소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왔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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