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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했던 최순실·장시호 결별하나…서로 책임 떠넘겨(종합)

崔측 "영재센터 실질적인 오너는 장시호" 책임전가
檢 "장시호 위에 최순실"…장시호 재판 후 '미소'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윤수희 기자, 최은지 기자 | 2017-01-17 16:31 송고 | 2017-01-17 18:16 최종수정
‘비선실세’ 최순실(왼쪽)씨와 조카 장시호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2017.1.17/뉴스1 © News1
‘비선실세’ 최순실(왼쪽)씨와 조카 장시호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2017.1.17/뉴스1 © News1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1)가 자신의 조카이자 측근인 장시호씨(38)를 '영재센터 후원금 강요'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자신은 아무 책임이 없으며, 영재센터는 장씨가 자신의 사리사욕을 충족하기 위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이모와 조카라는 혈연지간인 두 사람이 완전히 갈라선 모양새다.

최씨가 책임을 모두 조카에게 떠넘겼지만, 검찰은 최씨를 '몸통'으로 보고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씨 측의 주장과 검찰의 주장을 직접 들은 장씨는 재판을 마친 후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기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7일 열린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강요' 관련 첫 공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영재센터의 설립과 관련해 장씨가 전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장씨 등은 삼성그룹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압력을 행사해 장씨가 운영하는 영재센터에 각각 16억2800만원과 2억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지급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를 받고 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최광휴 변호사는 장씨가 이를 주도했다는 근거로 이진성 영재센터 사무국장의 진술을 제시했다. 최 변호사는 "이 사무국장은 장씨의 권유로 영재센터에 입사했으며 근무 조건과 급여액, 직책까지 장씨가 정해줬다고 진술했다"며 "(영재센터는) 장씨의 개인적인 사리사욕 충족 도구"라고 선을 그었다.

최 변호사는 또 박모 전 영재센터 직원의 진술을 근거로 "장씨가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전반적으로 사무를 챙기는 등 실질적으로 영재센터를 좌지우지했다"며 "더스포츠엠과 영재센터의 실질적인 오너는 장씨"라고 지목했다.

조카인 장씨는 최씨의 핵심 측근으로, 둘은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영재센터를 함께 설립하는 등 각별했지만 이날 공판에선 완전히 결별한 모양새였다. 오전에도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두고 최씨와 장씨가 자리했지만, 각자의 변호사와만 이야기하는 등 서로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특검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최씨의 '국정농단' 혐의가 짙어질수록 장씨가 최씨와의 선 긋기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서 "공범들의 의리는 자신의 이익 앞에 무너지고 있다"며 "각자도생을 위해 법정 폭로전이 있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장씨는 최씨가 사용하던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하고 삼성으로부터 부당하게 후원금을 받았다는 혐의도 인정하는 등 협조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최씨가 피고인·증인으로 출석한 모든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과 대조된다. 장씨가 제2의 태블릿을 특검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최씨가 "내게 덤터기 씌우려 하냐"고 격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최씨는 장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지만, 검찰은 최씨가 '몸통'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 측은 '장씨가 영재센터의 전권을 행사했다'는 최씨 측의 주장에 대해 "영재센터의 설립 지시 등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 장씨 위에 최씨가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장씨가 채용 등 하부적인 일을 했다는 이유로 장씨 위주로 영재센터가 운영됐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며 "장씨는 최씨의 지시나 구체적인 오더(명령)에 따라 여러가지 행위를 했다는 것을 향후 구체적으로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을 마친 후 장씨는 밝은 미소를 지은 채 대기실로 향했고, 최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조카 장씨의 뒤를 따랐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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