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필리핀서 납치된 한국인 남성 피살…용의자는 현지경찰(종합)

전·현직 경찰 금전 목적 범행…화장해 증거인멸
필리핀 대사 초치…철저한 수사 및 진상조사 촉구

(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양새롬 기자 | 2017-01-17 12:19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난해 10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괴한에 의해 납치됐던 50대 한국인 남성이 피살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해 10월18일 자택에서 불상의 남성들에 의해 납치됐던 우리국민 지모씨가 납치 당일 목이 졸려 살해됐다는 내용을 어제 필리핀 경찰청으로부터 대사관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는 현지 전·현직 경찰이 연루됐다.

납치 당일 지씨를 차 안에서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리키 이사벨(경사)을 비롯해 현직 필리핀 경찰 3명과 전직 경찰 1명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

현직 경찰은 마약 혐의를 빌미로 연행하는 척 민간 차량을 이용해 지씨를 끌고 갔으며, 이들은 지씨를 살해한 후 전직 경찰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비밀리에 화장해 증거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범행에 연루한 경찰관의 자백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수사 당국은 지씨의 유해를 확인하지 못함에 따라 공범의 자백과 인근 주민들이 납치 상황을 촬영한 사진 등을 토대로 범인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지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은 자백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앞서 지난 10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사업을 하던 지씨는 자택 인근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지씨를 납치한 괴한들은 사건 발생 후 2주 가량 지난 시점에 가족들이 마련한 몸값을 챙기고 도주했으며, 지씨를 돌려보내진 않았다. 납치범들은 현지에서 인력송출업을 해온 지씨와 평소 알고 지냈던 사이로 금전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당일 지씨와 함께 납치 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가정부는 사흘 후 풀려났으며, 이 가정부가 사건 직전 고용돼 가명 등을 사용한 점으로 미뤄보아 납치범들과 공범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경찰 당국은 현지 경찰관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번 사건을 납치 범죄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납치전담반'(anti-kidnapping group·AKG)에 담당하라고 지시, 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납치전담반은 곧 용의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다름 아닌 현지 경찰이 지목됨에 따라, 필리핀 경찰 당국을 비롯한 여러 레벨을 통해 우리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고 철저한 수사 및 진상조사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17일 오전 김재신 주필리핀 대사를 면담한 데에 이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도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사건 경과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한동만 재외동포영사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 라울 페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 단계에서 수사 및 진상조사가 필요하고, 다음 단계로는 국가권력에 의한 사건이니까 국가 배상을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greenaom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