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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첫 설 풍속도②]'수입산·소포장·돼지' 선물이 바뀐다

용량 줄여 5만원 이하로 '소포장 선물세트' 급증
국산 대신 수입산, 소·굴비 대신 돼지·고등어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7-01-15 06:40 송고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롯데백화점 제공) 2017.1.12/뉴스1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롯데백화점 제공) 2017.1.12/뉴스1

"한번 보고 가세요. 5만원 미만 상품도 많아요."

설을 2주 앞둔 주말,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는 예년처럼 한복을 입은 판매원들이 선물세트를 보러 온 사람들의 시선을 끄느라 여념이 없엇다. 다만 예년과 달리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주로 알렸고, 저렴한 상품 위주로 구경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달라진 유통가의 설 풍경이다. 설 선물의 대명사인 '한우' 등 비싼 상품 대신 저렴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매장에서 만난 판매원은 "선물 받는 사람 모두 법 적용 대상자는 아니겠지만, 사회 분위기에 맞춰 5만원을 넘기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용량 줄여 5만원 이하로 '소포장 선물세트' 급증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은 가격을 5만원 이하로 맞춘 선물세트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이를 위해 기존 5만원 이상에 판매되던 선물세트의 용량을 줄여 가격을 맞춘 '소포장 선물세트'를 많이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기존보다 중량을 낮춘 소포장 선물세트 80여개 품목을 새롭게 판매한다. 소고기 선물세트의 용량은 보통 2.4kg 이상이지만, 올해는 용량을 1kg, 1.2kg으로 조정한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굴비는 보통 한 세트에 10마리로 구성되지만, 올해 처음으로 5마리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아울러 김영란법이 적용된 첫 명절이라는 점을 감안해 백화점 업계 최초로 5만원 이하의 상품도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현대백화점도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늘렸다. 기존 프리미엄급 상품의 중량을 줄인 '소포장 상품'을 확대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9만원에 판매하는 '명인명촌 미본 합(合)'의 구성을 줄인 소포장 상품 '명인명촌 미소 합(合)세트'를 4만8000원에 판매한다.

이밖에 기존 20마리로 구성된 '영광 굴비 세트'를 10마리로 줄여 5만원에 판매하고, 지난해 2.8kg에 10만원에 판매하던 '호주 정육 세트'를 1.4kg으로 소포장해 4만9000원에 내놓았다.
정유년 설 연휴를 한 달여 앞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매장에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 행사로 내놓은 돼지고기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삼겹살 1.0㎏과 목심 0.5㎏으로 구성된 ‘돈육 실속 구이 세트’의 가격은 4만9000원이다. 2016.12.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정유년 설 연휴를 한 달여 앞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매장에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 행사로 내놓은 돼지고기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삼겹살 1.0㎏과 목심 0.5㎏으로 구성된 ‘돈육 실속 구이 세트’의 가격은 4만9000원이다. 2016.12.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산 대신 수입산, 소·굴비 대신 돼지·고등어

수입산 농수축산물로 구성된 상품들도 대거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5만원 이하 수입산 명절 선물들을 설 본판매 기간에 다양하게 선보인다. 우선 호주산 소고기를 구이용 위주로 실속 있게 구성한 '후레쉬 비프 행복 세트'를 4만9000원에 판매한다. '인도양 자연산 새우 다복'(5만원), '페루산 애플망고'(5만원) 등도 선물용으로 내놓았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마다 비싼 한우 세트 대신 호주산 소고기 세트를 5만원 안팎의 가격에 맞춰 다양하게 준비한 것이 눈에 띈다.

수입산 이외에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굴비 대신 민어나 고등어 등 저렴한 대체 상품 선물세트도 쉽게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삼겹살과 목심으로 구성된 '돈육 실속 구이 세트'(4만9000원)를, 현대백화점은 '쌍다리 돼지 불백세트'(5만원) 등을 준비했다. 이마트도 불고기와 삼겹살, 목심 등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구성해 4만9900원에 맞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간고등어 선물세트'(5만원), 롯데백화점의 '신진 반건조 실속 민어굴비 세트'(4만9900원) 등은 명절 선물의 대명사인 굴비를 대신할 품목으로 꼽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아니더라도 1인 가구 확대와 불경기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양은 적더라도 저렴한 선물세트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며 "김영란법이 적용된 첫 명절인 만큼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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