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김씨가 구입한 재규어 XE© News1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침수차처럼 훼손된 차량을 신차로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렌트카 사업을 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로부터 재규어XE 2대를 구입했다. 차량 가격 4760만~6900만원에 달하는 고급 세단이다. 김씨가 맺은 계약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 후 김씨가 차량을 확인해본 결과, 엔진룸 내부와 차체 하부 부품 곳곳에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머플러 배관에는 방청제 도색까지 한 흔적을 발견했다.

김씨는 "장기 렌트를 위해 고객과 계약을 맺은 상태였으나 인도가 불가능했다"며 "장기 렌트 계약이 해지되면서 계약금 손해가 발생했고 차량 인도를 위해 준비했던 유리막코팅 예약금 등 차량 관리 비용까지 손해가 막심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침수차를 의심하며 딜러사에 항의하고 환불 조치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아주네트웍스 해당 지점은 차량의 문제에 대해 인식했으나 적절한 보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차량에 이상을 파악한 김씨는 차량 인도 다음날 전시장을 방문해 항의했다. 지점장은 검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차라는 것을 시인하고 수입사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지점장은 김씨에게 "검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분명 문제가 있는 차"라고 말했으며 김씨는 관련 통화내용을 녹취했다. 아주네트웍스는 30일 입장을 다시 바꿨다. 아주네트웍스는 재규어코리아에 문의한 결과, 문제가 없는 차라는 점을 확인했으며 추후 문제 제기는 재규어코리아에 직접하라고 제안했다.

김씨는 재규어코리아에 재차 문제를 제기했지만 "전혀 이상이 없는 차"라며 "다른 고객에게 동일한 차량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만 전달 받았다. 

김씨가 구입한 재규어XE 엔진룸 내부. © News1

김씨가 뉴스1에 제보한 사진을 살펴보면 해당 차량은 신차라고 보기 어려운 흔적이 많다. 김씨가 딜러사 전시장에서 차량을 인도받을 당시 계기판에 찍힌 총 주행거리는 15㎞ 정도였다. 

하지만 엔진룸 내부와 차량 하부엔 각종 오염 물질이 묻어 있었다. 엔진룸 내부엔 흙탕물 흔적이 보였고 일부 배관엔 곰팡이도 피어 있었다. 부품 일부는 습기로 인한 부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고 하부 머플러엔 방청스프레이 흔적이 발견됐다. 방청 스프레이는 차량 부식을 막는 조치로 신차에선 발견하기 힘든 흔적이다. 

전문가들도 "100% 침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 문제가 있는 차"라고 지적했다. 한 정비소 관계자는 "이 정도 상태가 되려면 물에 잠기거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장기간 방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대 번호상 해당 차량은 2015년에 제조된 2016년식 차량이다. 주행거리와 제조연도를 감안하면 1년여간 방치됐다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신차로 구입한 재규어XE의 침수차 의혹을 제기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 News1

과거에도 재규어XE 모델에서 침수차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달 11월 재규어XE 차량을 구입했던 한 고객은 온라인커뮤니티인 SLR클럽에 침수차 의혹을 제기했다. 

'신차주문 했는데 침수차가?'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는 재규어XE 구입후 엔진룸 곳곳에 흙탕물 흔적이 보이는 사진이 첨부돼 있다. 해당 글에서 제보자는 '구매처에서 엔진 세차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적었으나 취재 결과 신차로 교환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네트웍스 해당 지점측은 지난달 30일 이후 김씨의 전화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으며 취재를 위한 연락에도 응하지 않았다. 

아주네트웍스 측은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내놓겠다"고 말했다. 재규어코리아 관계자도 "아직 내부적으로 상황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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