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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앞길]빨라진 대선시계…文 뒷심, 李 급부상, 潘 변수

文 초반 실기 비판 속 뒷심 발휘…이재명 급부상
김무성 불출마, 유승민 약진…반기문 최대 변수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2016-12-09 18:01 송고 | 2016-12-09 18:51 최종수정
청와대 자료사진
청와대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이 엇갈리고 있다.

탄핵 정국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치고 올라온 잠재적 주자가 있는가 하면, 대선 출마를 포기하며 대선판에서 빠진 주자도 있다.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이제 정국은 급격히 '조기대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선주자들은 탄핵 과정에서의 손익계산을 통해 대권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文 두각 속 확장성 한계 지적도…安 '강철수' 면모 선방

야권 대선주자들은 박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치열한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탄핵 가결로 야권이 정국 주도권을 쥔 가운데 그 수혜를 어떤 야권 주자가 가질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문재인 전 대표는 '최순실 정국' 초반 오락가락 행보로 스텝이 꼬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이후로는 탄핵 가결에 앞장서면서 야권주자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문 전 대표는 당초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했다가, 새누리당이 즉각 이를 수용하자 "국면 모면용 잔꾀"라며 입장을 거둬들였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조건없는 퇴진'을 요구했고, 박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자 탄핵 열차에 탑승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내년 상반기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문 전 대표가 우선적 수혜자로 꼽힌다. 이미 지난 대선 후보로 나섰었기 때문에 조직과 세력, 경험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우위인 데다, 지지율 역시 현재로서는 부동의 1위여서다.

실제로 문 전 대표가 "탄핵 가결-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동시에 주장해 온 이유도 대선이 빠를 수록 자신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는 탄핵 정국에서 '선방'했고, 조기 대선시에도 손해볼 것 없는 대선주자로 꼽힌다.

안 전 대표도 초반에는 '질서있는 퇴진'과 여야 합의 총리를 주장했었지만, 박 대통령이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기습적으로 지명하자 '퇴진'으로 돌아섰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 탄핵을 가장 먼저 당론으로 채택하며 야권 공조를 주도하기도 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탄핵 가결을 계기로 분당을 맞으면 안 전 대표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계개편 과정에서 여권 출신 중도보수층이 안 전 대표에게 쏠릴 가능성이 상당하지 않겠느냐는 맥락에서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는 있으나 탄핵 정국 속에서 특별한 반등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에 비해 안 전 대표로서는 '확장성'을 기대해볼 만한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에 비해 지지율 열세에도 조기 대선을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원순 처음부터 강경모드…이재명 일약 스타로 부상

지방자치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탄핵정국 속 처음부터 강경론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조직과 당내 기반이 열세인 박 시장은 일찍부터 내각 총사퇴와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촛불'을 드는 데도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박 시장은 야권이 탄핵 과정에서 공조 균열을 보이자 거침없이 친정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문재인 대세론'에 대적하는 이같은 선명성과 재선 서울시장으로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조기 대선에서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박 대통령 탄핵으로 최대 수혜자로는 이재명 시장이 꼽힌다. 올해 8월만 해도 이 시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3%대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최순실 정국에서 일관되게 박 대통령 구속수사와 대통령 탄핵을 촉구해왔다. 분노에 찬 대중이 이 시장의 강경한 '사이다' 발언에 큰 지지를 보낸 것이다.

한때 대선경선 '페이스 메이커' 정도로 분류되던 이 시장이 이제 확장성을 지적받는 문 전 대표의 '대체제'로 일각에서 거론될 정도로 일약 유력주자가 된 것이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에 대해 "사이다지만 탄산음료는 밥이 아니다"라는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與, 유승민 뜨고 김무성 지고…남경필은 탈당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몰리면서 최악의 수세에 놓였다. 조기 대선 역시 야권에 비해 대선주자가 열세인 새누리당으로서는 달가울리 없다.

그러나 이날 탄핵 가결로 새누리당 비주류가 당내 주도권을 확보한 것은 비주류 대선주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듯하다. 박 대통령과 결별한 비주류 주자들이 약진할 반등기회가 생겨서다.

새누리당 대선주자 중에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가장 약진했다는 평이 나온다.

유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해 일관되게 탄핵을 주장했고, 비주류 진영이 흔들릴 때 강경한 기조로 내부를 추스르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만큼 새누리당은 비주류 주도의 당 혁신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유 전 원내대표가 '합리적 보수'를 기치로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유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사퇴 당시 박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하면서 골수 보수층에서 지지율 열세를 보였지만 최순실씨의 전횡이 드러나며 보수층 지지율이 회복세인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야권을 중심으로 유 전 원내대표도 과거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서 최순실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때 여권 유력 대선주자였던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 불출마'라는 정치인생 최대 승부수로 탄핵정국을 이끌었다.

김 전 대표는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박 대통령 엄중 수사와 탈당은 물론 탄핵을 선제적으로 주장하면서 비주류 진영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공을 국회로 넘긴 3차 담화 후 급격히 흔들린 데 대해서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못 박은 만큼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는 킹메이커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론의 중심축으로 김 전 대표가 꼽힌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새누리당 탈당을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너무 조급한 결정이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당 혁신을 가속화하고 선명성을 부각하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이 대체적이다.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탈당을 택하지 않고 여당 비주류 의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탄핵 정국에서 역할을 하며 사실상 대선 경선 등판 채비를 마쳤다.

◇최대 변수 반기문…대권 잰걸음 속 행선지 '오리무중'

탄핵 정국 속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국외에서 꾸준히 잠재적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 총장은 각종 언론인터뷰에서 대선 출마를 여러차례 시사했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반 총장 대선 출마 지원을 위한 외곽조직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 총장 측근 그룹도 여야 정치권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의 귀국 후 행보가 대선판 자체를 흔들 최대 변수로 꼽힌다. 새누리당이 반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더라도, 박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즉각 새누리당과 손을 잡기 부담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귀국 후 어떤 세력과도 일단 손잡지 않고 신당 창당 등으로 독자세력을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일단 독자세력화를 해놓고 기존 정치 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순실 정국 이전에는 반 총장이 '친박계 꽃가마' 대상으로도 불렸지만,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쇠락한 현재로서는 모든 정치 세력과의 연대가 가능한 형국이다.

조기 대선정국에서 최대 화두로 꼽히는 개헌을 고리로 '반기문-안철수 연대' '반기문-김종인 연대' 등이 모두 이 정계 개편 시나리오에서 파생한 것이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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