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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광화문 광장의 박원순 시장과 시민들의 갈망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016-11-20 07:05 송고 | 2016-11-20 15:21 최종수정
 
"지금 이동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4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으로 간다는 얘기를 듣고 그를 따라나섰다. 오후 6시30분.

거리에 나서자 순식간에 시민들이 그를 반기며 에워쌌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 박 시장 곁에 서 있었으나 어느새 멀리 밀려나 버렸다.

처음에는 '잠깐 그러다 말겠지, 곧 사람들은 가고 박 시장은 광장으로 이동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두명이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수십명이 됐고 결국 무리를 이뤘다. 그 결과 한 시간 동안 박 시장이 이동한 거리는 단 백미터. 뿐만 아니라 셔터 소리와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박 시장과 떨어져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왜 사람들은 박 시장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일까. 외모가 출중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닌데.

그 순간 지나가던 시민들의 대화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박 시장, 진짜로 촛불집회 나오나봐. 신기하다."

박 시장은 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한 이후 거의 매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특히 100만명이 모인 12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는 깊은 밤까지 현장에 남았다.

하지만 정치인과 언론에 대한 불신이 큰 우리사회에서 시민들은 '알려지는 얘기, 전해지는 얘기'를 잘 믿지 않으려 하는 것같다. 그러다 현장에서 서울시장을 직접 보니 신기했던 것이다. 기성 정치에 뿌리깊은 혐오감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 한편으로는 새로운 정치를 얼마나 갈망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만하다. 구중궁궐 안에서 군림하는 지배자가 아닌 바로 함께 손잡고 걸을 줄 아는 정치인에 목마른 것이다. 박 시장을 포함해 대선주자로 꼽히는 모든 이들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대한민국의 절망적인 한 단면을 드러냈다. 하지만 동시에 촛불집회는 시민들이 진정 꿈꾸는 정치가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광장이 되고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News1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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