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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미술계도 성추행 논란…함영준 큐레이터 공식 사과

도미노, 워크룸프레스 등 관련단체 사과문 게재 및 함씨와 결별선언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10-23 11:08 송고 | 2016-11-21 18:01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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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에서 성희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함영준 일민미술관 책임큐레이터가 지위와 권력을 바탕으로 여성 작가 등에게 신체 접촉을 가했음을 시인하고, 이를 반성하고 사과하는 차원에서 모든 직위와 프로젝트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함 씨가 관여한 비정기 문화잡지 '도미노' 동인과 그래픽디자이너 그룹인 '워크룸프레스' 등도 그의 불미스러운 행동에 대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함 씨와 결별을 선언했다.

함 씨의 사과는 웹툰작가의 '미성년자 성폭행 모의·방조 논란'이 문화계 전반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다수의 여성들이 함 씨에게 성추행 혹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언과 고발을 인터넷 전자필기장 에버노트와 SNS 트위터에 게재했다.

트위터 아이디 '@nada******'는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손은 팬티로도 들어오고 브라 사이로도 들어왔다"며 "페미니스트라고 OO일보에 기고했을 때 정말 기가 찼다"고 했다. 이어 "(함 씨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그런 쪽으로 더러웠고 유명했다. (중략) 당한 사람은 나 뿐만 아니었다"고도 했다.

함 씨는 이에 대해 23일 인터넷 전자필기장 '에버노트'를 통해 "속옷 속으로 손을 넣는 등 몸을 더듬었다고 폭로한 여성분의 기억은 실제 일어난 일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사과문을 게재한 에버노트를 제외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른 인터넷 계정을 모두 폐쇄했다. 그는 '커먼센터'를 운영하면서 '대안공간 문화운동'의 대표 인물로 주목받았다.

2013년 말부터 서울 영등포에 있는 사창가 주변의 버려진 건물을 대안공간 '커먼센터'로 탈바꿈시킨 함씨는 '학맥'과 '인맥'에 종속된 미술계의 구조적 문제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동아일보 본관을 개조해 만든 일민미술관을 운영하면서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뉴스킨' 등을 통해 젊은 미술가를 주류 미술계에 연결하는 역할도 했다.

한편, 피해 여성들은 함 씨가 근무하고 있는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23일 오후 4시에 모여 항의시위를 열 예정이다.

다음은 함 씨가 올린 '사과문' 전문이다.

<사과문>
2016. 10. 22
(*피해자 김OO과 그외의 건에 대한 내용입니다. 홍익대 재학시절의 일에 관해서는 정리해서 따로 올리겠습니다.)

함영준입니다. 현재 논란 중인 일에 입장을 밝히고 사과드립니다.

우선, 미술계 내에서 저의 지위와 권력을 엄밀히 인식하지 못하고, 특히 여성 작가를 만나는 일에 있어 부주의했음을 인정합니다. 불쾌함이나 압박을 느끼셨을 작가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후회합니다. 이 부분은 마땅히 단죄되어야 할 질 나쁜 행동이었음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지면을 통해 평소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자세로 일해왔으나, 실상 그렇지 못한 삶을 꾸려온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이 부분에 있어 위선적이었음을 인정합니다. 특히 사생활에 관해 깊은 수치와 후회를 느끼고 있고, 저의 파렴치한 행동에 상처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도덕적으로 거스를 일 없이 항상 조심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습니다. 우선 제가 가진 모든 직위를 정리하겠습니다. 현재 저와 진행중인 모든 프로젝트를 최대한 빨리 정리한 후 그만두겠습니다. 이후 자숙하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반성하겠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많은 조직과 행사 역시 저의 경솔하고 파렴치한 행동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저는 저의 사생활은 물론 외부인을 만나는 공적인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공유한 적이 없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화살은 오로지 제게 돌려져야 할 것이며, 그 과정 및 모든 책임을 역시 무겁게 받아들이고 충분히 고민하고 반성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명백한 피해자인 김OO께 가장 먼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습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죄송함을 간직하고, 어떤 변명도 없이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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