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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이은우 "최민식 이어 류승범, 남편 복이 많아요"(인터뷰①)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2016-10-22 11:30 송고
영화 '그물'은 배우 이은우가 김기덕 감독과 함께 한 네 번째 작품이다.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던 영화 '신의 선물'을 시작으로 '뫼비우스', '일대일', '그물'로 연이어 함께 작업하게 됐다. '그물'에서의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짧은 순간에도 주인공 철우 역으로 등장하는 류승범의 아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류승범의 아내'가 '신의 선물'과 '뫼비우스'에 출연했던 그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이은우는 매 작품 다른 얼굴로 관객들과 마주했다.
"철우의 아내 역은 '그물'의 PD님이 연락을 주셔서 출연하게 됐어요. 부인 역이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그동안 '대호' 최민식, '신의 선물' 이승준, '비밥바룰라' 김인권 선배님들의 부인이기도 했거든요. 저도 몰랐는데 정말 남편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웃음) 류승범 배우가 먼저 '그물'에 캐스팅돼 있었는데 '그물'의 철우 역할과 정말 잘 어울리신다고 생각했어요. 류승범 배우에 대해선 그 전부터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현장에서 뵈니 더 좋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이은우가 '그물'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 News1star / 레드라인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은우가 '그물'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 News1star / 레드라인 엔터테인먼트

김기덕 감독이 지휘하는 현장은 그 어느 현장 보다 바쁘게 흘러간다. 워낙 촬영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배우들은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총 10회차로 진행된 '그물' 촬영에서 이은우는 1회차의 촬영을 류승범과 함께 했고, 모든 신을 하루에 다 소화해야 했던 상황에서 "그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류승범 배우는 이미 그 전부터 촬영을 진행해 오고 있었고, 저와 찍는 회차가 중반부였던 것 같아요. 저는 그때가 첫 촬영이었어요. 저와 달리 류승범 배우는 철우의 궤도에 올라 있으신 상태여서 전 정말 불안했거든요. 혼자 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제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의구심이 자꾸 들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자꾸 생각해봤던 것 같아요."

"첫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무거운 감정신을 찍는 게 부담이 돼서 숙소에 가지 않고 혼자 현장에 남아서 감정을 다잡았던 것 같아요. 촬영 현장이 양수리 민가였는데 아무래도 여자 혼자 현장에 남아 있으니까 스태프들은 계속 신경을 쓰게 되고 많이 걱정하더라고요. 제가 누를 많이 끼치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에요. 그게 저한테는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이은우가 '그물'에서 철우 아내 역을 연기했다. © News1star / 레드라인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은우가 '그물'에서 철우 아내 역을 연기했다. © News1star / 레드라인 엔터테인먼트

이은우는 촬영 전부터 북에서 사는 어부의 아내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고백했다. 본래의 윤택한 얼굴을 지워내기 위해 로션도 바르지 않고 노메이크업으로 작품에 임한 것은 물론, 역할을 맡은 후엔 고기도 먹지 않고 맨 밥에 물을 말아 식사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연기에 욕심이 나서이기도 하지만 눈 속임은 관객이 알기 전에 내가 내 연기를 가장 제일 먼저 보게 되고 부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드라마 'TV 방자전' 이전에는 연기에 대한 방법도 전혀 몰랐어요. 정말 그때 많은 질타를 받고 연기에 대해 다시 배우기 시작했고, 그 이후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는 것 같아요.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캐릭터가 겪었을 법한 일과 감정들을 글로도 표현해보면서 인물을 만들어가려고 했어요. 이렇게까지 하는 건 제가 아는 방법이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제가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기하는 것 같아요."

배우 이은우가 '그물'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 News1star / 레드라인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은우가 '그물'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 News1star / 레드라인 엔터테인먼트

'그물'은 분단 체제 하에 희생될 수밖에 없는 개인의 불행을 그린다. 어부인 철우는 그물이 유일한 생계 수단인 배에 걸려 뜻하지 않게 남으로 흘러가게 되고 남한에서 갖은 고초를 겪은 후 꿈에 그리던 가족이 있는 북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불행은 계속됐다. 극 말미, 철우 아내는 무기력해진 남편을 보고 슬피 목놓아 운다. 이은우는 관객들도 인상 깊게 지켜봤다던 해당 장면을 두고 "감독님이 보여주려고 하셨던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난 장면"이라며 "모든 기능을 상실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심경에 크게 공감했다"고 털어놨다.

"철우가 남한에 가 있는 동안 아내는 북한에 있으면서 나름 많은 고초를 당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남편이 안 돌아오게 되면 딸 아이와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파리 목숨인 상태일 테니까요. 돌아온 남편을 위로해주고 싶었고, 그러면서도 내심 아내도 남편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을 거예요. 그렇게 서글프게 운 것은 이 가족이 맞이한 상황에 대한 분노가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남편은 왜 꼭 남한으로 흘러갔어야 했어?'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 아내는 분노를 그렇게 토해내지 않았을까요."

인터뷰 ②에서 계속.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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