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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토론 3연승 승세 굳히기…문제는 대선 이후 (종합)

[美 대선 3차 토론]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정이나 기자, 윤지원 기자 | 2016-10-20 16:11 송고 | 2016-10-21 08:01 최종수정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 AFP=뉴스1


미국 대선 최종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시킨다고 비난했고, 공화당 내에서는 한계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선을 20일 남겨두고 부동층 공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던 19일(현지시간) 토론에서 두 후보는 여러 주제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전보다는 정책에 좀더 초점이 맞춰진 토론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도 토론에서는 클린턴이 앞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선 결과 불복 시사

CNN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는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에서 클린턴 후보와 치른 3차이자 최종 TV토론에서 선거 결과 수용 여부에 대해 "나는 그때 그것(결과)을 검토하겠다. 지금은 어떤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자인 크리스 월러스 폭스뉴스 앵커가 재차 입장을 묻자 트럼프는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그때 가서 말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당신들을 불안하도록 만들것이다(I will keep you in suspense)"고 말해 파란을 일으켰다.

이에 클린턴은 트럼프의 답은 "소름끼친다(horrifying)"며 240년 미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는 상황이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마다, 모든 것이 조작됐다고 주장한다"고 꼬집었다.

클린턴은 또 "그의 발언과 그 의미를 분명히 집고 넘어가자"며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폄하하고 있다. 우리의 주요 2개 정당 중 하나의 후보가 이 같은 입장을 취하다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켈리엔 콘웨이 트럼프캠프 선대본부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실제로는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유로 "그가 이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에 없음)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사진에 없음)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 AFP=뉴스1


클린턴은 과거에 트럼프가 자신이 출연했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에미상이 부당하게 외면했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고 끄집어 냈다. 이에 트럼프는 "나는 그걸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대선 결과 수용 발언 거부는 공화당 의원들마저 분개하게 만들었다. 이날 토론 뒤 공화당 소속의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애리조나)은 트럼프의 발언은 "도리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가 패배한다면, 그것은 "그가 후보로서 실패했기 때문이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성추행 의혹 "모두 거짓말"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성추문 의혹 제기의 배후에는 클린턴 캠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모든 의혹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클린턴 캠프는 "천박하다(sleazy)"고 비난하며 "나보다 여성을 더 존중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은 지난번 토론에서 트럼프가 여성에 대해 원치않는 접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자 피해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공개된 2005년 음담패설 동영상에서, 트럼프는 여성의 뜻에 반해, 그들을 더듬는 것을 자랑했다.

클린턴은 "도날드는 여자를 하찮게 만들면 자신이 더 큰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들의 존엄성과 자존심을 공격한다"며 "나는 그것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알지 못하는 여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을 반전시키겠다는 희망을 갖고 토론에 임했다.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트럼프는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필라델피아 등 소수인종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가 선거일에 조작을 감시하라고 촉구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두 후보는 대법원장 선임, 낙태, 총기 규제, 이민, 러시아 사이버 공격 배후설, 시리아 사태, 경제 해법 등을 놓고 90분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사안에 따라서는 격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클린턴은 부유층에 세금을 인상해 은퇴자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트럼프는 인상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트럼프는 "이런 고약한 여자같으니(Such a nasty woman)"라고 맹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전 두차례 토론 때보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 자격이 있음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였지만 상대를 모욕하고픈 충동을 참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 AFP=뉴스1


◇"푸틴 대통령의 꼭두각시"

이날 트럼프와 클린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향력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클린턴은 트럼프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꼭두각시라고 공격했고,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이 클린턴보다 똑똑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클린턴은 최근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트럼프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그는 우리를 지키겠다고 맹세한 군과 정보 당국자들보다 푸틴 대통령을 더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 기관들과 국토안보부는 민주당 전국 위원회를 상대로 한 최근 사이버 공격과 이메일 유출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자신이 푸틴 대통령과 가깝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턴보다는 푸틴 대통령과 보다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푸틴 대통령)는 나의 장점들을 말했다"며 "그는 그(클린턴)와 우리 대통령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우리가 무척 곤란한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클린턴은 "그것은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꼭두각시를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반격했다. 트럼프는 "아니다. 당신이 꼭두각시다"며 "푸틴은 그(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똑똑하다"고 치켜세웠다.

이날 트럼프는 수백만의 가짜 유권자가 등록됐다고 의혹도 제기했다. 또 이메일 문제를 거론하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국무부 기밀 이메일을 잘못 관리한) 클린턴은 이번 선거에 참여하면 안된다. 이는 선거가 조작됐다는 증거이다"고 말했다.

이날 클린턴은 자신은 총기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총기 사건과 사고로 아이들이 다치거나 죽고 있다며, 규제가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것과 수정헌법 2조 사이에 충돌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 클린턴 일가가 주도하고 있는 클린턴 재단의 고액 기부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도 다퉜다. '이해 충돌' 가능성에 대해 클린턴은 자신은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촉구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단은 동성애자를 가혹하게 다루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 같은 국가에 수백만 달러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클린턴은 재단과 자신의 관계를 옹호했다. 트럼프는 재단에 대해 "범죄 기업"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경제 문제에서는 클린턴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럼프의 호텔에 중국산 철강 제품이 사용됐다고 지적하며 트럼프는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트럼프는 클린턴이 공직에 있는 동안에 왜 경제를 활성화시키지 못했느냐고 맞받아쳤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의 부채 문제 해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경제를 성장시키면 부채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이 "현재 1% 수준인데, 그(클린턴)가 당선되면, 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1%에서 4%로 끌어올릴 수 있다. 나는 4% 이상, 5에서 6%까지 높일 수 있다고 진짜로 생각한다"며 미국을 과거의 산업대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사진에 없음)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사진에 없음)가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에서 3차 TV토론을 치렀다.© AFP=뉴스1


◇트럼프 "한국, 방위비 더 내야"

이날 트럼프는 안보무임승차론을 재차 거론하며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독일이 충분한 방위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일본, 한국은 매우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들"이라며 "이들 나라와의 합의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핵무기에 대해 너무나 무신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무척이나 무신경한 사람이다. 심지어 핵무기에 대해서도 그렇다. 그는 보다 많은 국가들이 이걸 갖는 것을 지지한다. 한국과 일본, 심지어 사우디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총평에서 "이날 클린턴은 공직 생활을 수차례 변호해야 했고 트럼프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공격했다"며 "하지만 클린턴은 거의 당황해하지 않았으며, 트럼프의 조롱에 초연해지기 위해 단호하게 노력했다"고 평했다.

이날 클린턴과 트럼프는 지난 2차 토론 때처럼 악수를 하지 않고 토론에 곧바로 임했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은 TV토론 전에 악수를 하는 것이 관례이다. 토론이 끝났을 때에도 악수는 없었다.

이날 토론 뒤 CNN 여론조사에서는 52%가 클린턴이 승리했다고 봤다. 트럼프는 39%였다. 클린턴은 지난 2차 토론(57%대 34%)과 1차 토론(62%대 27%) 때도 트럼프를 앞섰다. 트럼프 바로미터로 불리는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토론 직후 6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클린턴이 승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토론에 트럼프는 검은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맺다. 클린턴은 아이보리색 바지 정장을 입었다. 발언 시간은 클린턴이 좀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클린턴의 발언 시간은 총 41분 46초이며, 트럼프는 35분 41초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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