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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엑소더스' 아프리카TV…'싸이월드' 전철 밟을까

스타BJ 이탈로 3일새 주가 15% '뚝'…유튜브 반사이익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6-10-20 15:45 송고
'대도서관·윰댕'에 이어 아프리카TV를 떠나기로 결정한 '먹방' BJ 밴쯔© News1
'대도서관·윰댕'에 이어 아프리카TV를 떠나기로 결정한 '먹방' BJ 밴쯔© News1


'대도서관·윰댕'에 이어 국내 먹방(먹는방송)의 대표 주자로 불렸던 '밴쯔'가 20일 오전 아프리카TV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밴쯔'의 선언 이후, 시가총액 3000억원에 달하던 아프리카TV 주가는 전일대비 4%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사태가 시작된 지난 17일 기준으로 보면 이전보다 15% 급감했다.
아프리카TV를 연매출 8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인터넷방송 플랫폼으로 키워난 '개국공신'들이 잇달아 이탈하면서 아프리카TV가 '제2의 싸이월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아프리카TV가 무리한 과금정책을 펴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7일 '대도서관'의 이탈 선언으로 빚어진 이번 사태는 결국 돈 문제에서 촉발됐다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TV에 속해있는 다수의 BJ는 보통 '별풍선'이라 불리는 유료 콘텐츠를 통해 돈을 번다. 해당 방송의 시청자들이 '별풍선'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별풍선을 통해 얻은 수익은 아프리카TV와 BJ들이 나눠가진다.

이 '별풍선' 때문에 선정성과 폭력성이 난무하는 방송으로 논란을 빚은 아프리카TV지만 '스타 BJ들' 덕분에 매년 깜짝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게임업체 출신인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선정적 방송"이라는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감쌌다. BJ들 역시 아프리카TV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상파로 진출할 기회를 얻기도 하고, 수억대의 돈을 벌기도 했다.

아프리카TV와 BJ들의 '윈윈' 구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최근들어 별풍선 외에 새로운 수익 모델이 생기면서부터다. 인지도가 높아진 BJ들은 광고모델로 발탁되기도 하고 BJ가 직접 아프리카TV 광고를 유치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BJ가 벌어들인 광고수익마저 아프리카TV와 나눠가져야 하는 구조가 되다보니 BJ들은 불만일 수밖에 없다. 
대도서관은 "광고비 송출 시, 별도의 기준이 없다"고 비난하며 아프리카TV를 떠났다. 아프리카TV를 이탈하는 다른 스타BJ들도 비슷한 불만을 토해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는 "BJ만의 방송이 아닌 아프리카TV와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인 만큼, 광고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타BJ들의 이탈선언은 '유튜브'가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는 BJ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방식을 미끼를 던지고 있다. 다급해진 아프리카TV는 최근 유튜브에 자사 방송을 그대로 송출할 수 없도록 금지시켰다. 이 조치로 유튜브 영상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BJ들로선 불만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당장 대대적인 BJ 이탈 가능성은 적지만 스타 BJ의 이탈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수익이 절대적인 중간급 인지도의 BJ들은 잔류할 공산이 크지만 스타 BJ의 이탈로 선정적 방송이 난무하는 'B급' 방송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유튜브는 광고수익을 보장해주는 동시에 스타 BJ를 유치하기 위해 아예 중계 장비가 갖춰진 장소를 무료로 임대해주는 '당근책'을 펼치고 있다. 고화질 영상에도 BJ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아프리카TV가 과거 무리한 과금정책으로 페이스북에 주도권을 내준 '싸이월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과거 아프리카TV에서 활동했다는 한 BJ는 "조금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하겠다는 뜻을 지녔거나 선정적 방송 대신 자체 콘텐츠를 가진 BJ는 대부분 유튜브로 옮기려 할 것"이라며 "유튜브가 스트리밍 및 중계 시스템 등 기술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지금처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장해주면 아프리카TV는 싸이월드처럼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지난 18일부터 경영진들이 서울과 청주, 부산 등 전국을 돌며 서울 외 지역의 BJ와도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며 "방송장비 지원 등 추가 지원책을 마련 중이며 최근 사태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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