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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李下不整冠', 롯데 수사와 사드 배치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6-10-03 09:35 송고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오해받을 일은 애시당초 하지 말라는 선조들의 지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그리고 사드배치를 위한 부지 결정.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두가지 이슈가 최근 네티즌을 중심으로 하나의 단어로 합쳐지고 있다. 바로 '빅딜설'이다.

신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최근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기각 사유로 일반적으로 많이 볼 수 있던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 등이 아닌 검찰이 주장한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을 감안할 때 구속 사유가 부족하다고 했다.

하루가 지난 후 국방부는 롯데가 소유하고 있는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확정했다. 국방부는 다른 후보지였던 성주 수륜면 까치산과 성주 금수면 염속봉산에 비해 성주골프장이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에 보다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국민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신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드 부지로 성주골프장 이야기가 나오자 골프장을 내고 감형 등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빅딜설'이 네티즌을 중심으로 퍼졌다.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시점에 구속 기각과 부지 결정이 진행되자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강해졌다.

물론 정부와 롯데 모두 두 사안의 연관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것 자체로 검찰과 롯데 모두 억울할 수 있다. 잘못을 찾기 위해 열심히 수사한 검찰은 롯데로부터 무언가를 받아내기 위한 공작이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또 롯데의 경우 만약 무혐의로 결론이 나더라도 땅을 내주고 죄를 덮었다는 오해를 피하기 어렵다.

당사자들 모두 두 사안은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은 아예 하지 말라는 선조들의 '이하부정관'의 지혜를 지키지 못한 점은 아쉽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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