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star '심폐소생송' 비교영상 캡처사진

최근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정식 판권 수입이 아닌 포맷을 표절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 중국 CCTV는 MBC '무한도전'의 정식 판권을 구입해 '대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내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내 다른 방송사들이 '극한도전', '진심영웅', '도전자연맹'으로 제목만 바꾼 채 CG까지 그대로 베껴 방송했다. 

이밖에 KBS2 '개그콘서트'와 SBS '웃찾사',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JTBC '히든싱어' 등 여타 한국 프로그램들도 중국 방송사로부터 무차별적으로 불법 표절되고 있다.

최근 국내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심폐소생송'(제작사:코엔미디어, SBS)은 중국 장수위성TV의 표절 사건으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액 규모만 약 35억원이라고 김성수 의원실은 밝혔다. 해당 제작사인 코엔미디어 측은 중국광전총국에 투서, 주한중국대사관에 공문 송부 등 중국의 거대 미디어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도를 넘은 표절 사태로 피해 제작사 측이 방통위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방통위는 현 상황에 대한 실태조사 조차 전무한 실정이라고 김성수 의원은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답변자료에서 "포맷 표절 문제를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지만 함부로 나서기 조심스럽다"며 "문체부·외교부가 나설 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6년 9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방통위는 방송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중 공동운영반을 운영해 ‘FTA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는 성과를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콘텐츠 보호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다. 

김성수 의원은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방통위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다"이라며 "방통위는 향후 중국과의 대외적인 협상 시, 중국 규제당국의 해결노력을 촉구하고 문체부·저작권위원회와 협의해 중국과의 공동제작, 포맷 수출 등 해외진출 지원 및 국내 콘텐츠 제작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2012년 말, 중국 후난위성TV가 MBC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해 2013년에 방송한 후 중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중국판 '아빠 어디가', '런닝맨'이 각각 시청률 5.67%, 5% 이상을 기록하는 등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국내 방송 프로그램의 포맷 수출이 급증했다.
    
KBS, MBC, SBS, JTBC, CJ E&M 등 5개사가 2013년과 2014년에 신규 제작한 포맷은 총 53개 프로그램이다. 2010년 약 42만 달러 수준이던 포맷 수출액은 2014년 약 730만 달러로 1700%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3년 전 위성방송국의 방송 포맷 수입을 제한하자 정식 판권 수입이 아닌 포맷을 표절하는 프로그램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김성수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외치며 ‘한류 문화콘텐츠 육성’을 매번 강조하고 있지, 정작 문화콘텐츠 보호에 있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말로만 ‘한류’의 세계화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국내 문화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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