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친구와 불꽃연기' ATM에서 1억대 현금 빼낸 경비업체 직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09-28 12:00 송고
© News1
미리 짠 연극으로 자신이 담당하는 현금인출기(ATM)에서 1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빼낸 경비업체 직원과 이를 도운 친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친구와 공모해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빼낸 혐의(특수절도)로 경비업체 직원 노모씨(24)와 친구 김모씨(23)을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와 김씨는 23일 서울 관악구의 한 은행 지점의 현금인출기 4대에서 총 9400여만원의 현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전에 기막힌 연극을 짠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노씨는 김씨에게 자신이 보안을 담당하는 현금인출기의 현금을 훔치자고 제의했다. 이후 두 사람은 범행 방식을 계획해 역할을 나누고 사전 답사도 마쳤다.

김씨는 23일 오후 10시30분쯤 해당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일부러 카드 장애를 일으키고 인터폰으로 보안업체에 장애 신고를 했다. 사전 계획에 따라 전화를 받은 직원은 노씨였다.

현장에 도착한 노씨가 카드를 꺼내주는 순간 김씨는 노씨를 사정없이 때려 기절시키는 연극을 하고 폐쇄회로(CC)TV의 방향을 사각지대로 돌려놨다. 노씨는 곧바로 일어나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갖고 있는 열쇠를 통해 현금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노씨는 "기절을 당한 사이 민원인이 현금을 꺼내갔다"며 회사에 보고했고, 경비업체는 오후 11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고 김씨가 노씨를 때리는 모습과 노씨가 기절하는 등의 모습이 뭔가 어색하다는 점을 포착했다. 또 범행 발생 시간대에 은행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다른 사람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노씨를 불러 집중 추궁했고 결국 노씨는 김씨와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이어 노씨를 설득해 김씨의 행적을 파악하고 김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경찰 조사에서 노씨는 "대학 등록금 대출이 있고 어머니의 수입으로는 경제상황이 어려워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혔으며, 김씨는 "군대 전역 후 다단계 일을 할 때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야간에는 경비업체에 의해서만 은행 현금인출기가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은행 등이 현금인출기에 대한 추가적인 보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kul@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