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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1차 토론]"정치는 리얼리티 아닌 레알" 트럼프 한계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2016-09-27 14:32 송고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대선 1차토론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가 토론 중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 AFP=뉴스1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대선 1차토론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가 토론 중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의 리얼리티 TV쇼 출신배경은 토론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국 대선 최대 분수령인 26일(현지시간) 1차 대선토론이 끝난 뒤 CNN은 이렇게 혹평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처음 얼굴을 맞대는 이번 대결을 앞두고, 미국 역사상 첫 주요정당 여성 대선후보이자 '노련한 정치인'인 클린턴과 리얼리티 TV쇼에서 갈고닦은 '말발'을 갖춘 '전문 방송인' 트럼프의 대격돌을 전망했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지난 공화당 경선 토론과정에서 두드러졌던 트럼프의 존재감은 클린턴과의 본대결에서는 막상 드러나지 않았으며, 트럼프는 오히려 쇼에 필요한 자질과 토론에 필요한 자질이 서로 다름을 증명했다고 CNN은 평가했다.

CNN은 토론장에서 빛나야 할 정치적 의견 교환은 거의 부재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침착하게 트럼프의 도발에 대해 동요하지 않고, 이를 거의 무시하며, 사전에 준비했던 대로 자신의 주장을 또박또박 이어나갔다. 적절한 애드리브를 섞어가며 토론을 이끌어가는 클린턴의 모습은 아주 능수능란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1차 토론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이 토론 중 환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 AFP=뉴스1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열린 1차 토론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이 토론 중 환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 AFP=뉴스1

반면 그동안 10명에 달하는 다수의 경쟁자와 함께 토론에 참여했던 트럼프는 클린턴과의 일대일 토론에 적응하지 못한 듯 보였다. 트럼프의 '치고 빠지는'(hit and run) 전략은 클린턴과의 전면대결에 걸맞지 않았고,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클린턴에게 돌리는 역효과를 냈다.

CNN은 트럼프가 클린턴의 말을 자르고 반복적으로 끼어들며 불쾌감을 조성했으며, 토론과정에서 수차례 코를 훌쩍이며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코를 훌쩍이는 장면은 소셜미디어에서 실시간 놀림감으로 전락했다.

게다가 짤막한 농담을 곁들이는 트럼프의 성향은 오히려 그를 수렁에 빠트렸다고 CNN은 비판했다.

예를 들어, 클린턴이 트럼프의 납세내역 미공개를 언급하며 "연방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숨기려 하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하자 불쑥 끼어든 트럼프는 "그건 나를 똑똑해 보이게 했다"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내뱉었다.

CNN은 때때로 웃으며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던 클린턴과 달리 트럼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별로 활기찬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CNN은 1차 토론 진행자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NBC방송의 앵커 레스터 홀트가 트럼프 발언에 적절한 팩트체크를 덧붙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며 사회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고 칭찬했다.

단순히 질문을 던지고 논의에서 빠져 있는 '관람자'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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