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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여명 10년간 재능기부…제주 청년들 꿈 찾는다

인재양성프로그램 'HRA' 교육기부·민간후원으로 운영
수료생 "'할 수 있다' 자신감 생겨"…"지식보다 지혜로"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016-09-26 07:37 송고 | 2016-09-26 16:07 최종수정
"1년 전에는 꿈도, 목표도 없이 방황했는데 이제는…"

25일 오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HRA(Human Renaissance Academy) 9기 수료식·10기 입교식은 부둥켜안은 대학생들의 눈물로 가득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변화'를 이야기했다. 1년 동안 100명이 넘는 시니어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데 대한 감사함 때문이다.

묵묵히 지켜보던 교수진과 후원진, 멘토진의 눈가도 촉촉했다. 뜨거운 포옹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한 이들은 서로 '할 수 있다'는 말로 진한 석별의 정을 나눴다.

25일 오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사단법인 위즈덤시티가 운영하는 HRA(Human Renaissance Academy) 9기 수료식·10기 입교식이 열리고 있다.216.9.25/뉴스1© News1 오미란 기자
25일 오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사단법인 위즈덤시티가 운영하는 HRA(Human Renaissance Academy) 9기 수료식·10기 입교식이 열리고 있다.216.9.25/뉴스1© News1 오미란 기자

◇ 인재양성프로그램 'HRA', 언론인·대기업 간부 등 재능기부

사단법인 위즈덤시티가 운영하는 HRA는 대학생들을 업무능력(Competence), 성품(Character), 사명감(Commitment)을 갖춘 '3C형' 인재로 육성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매년 9월에 시작해 이듬해 8월에 끝나는 1년 과정으로, 학생들은 이 기간에 매주 토요일 9시간의 수업을 비롯해 7박8일 겨울캠프, 인턴십 등을 거치게 된다.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1년에 읽어야 할 인문·경영학 서적만 100여 권. 여기에 기업 실무 케이스 스터디와 한국 경제사 토론, 영어 연설문 암송, 스피치 훈련, 명사 특강, 봉사활동까지 더해진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모든 과정이 언론사, 대기업, 금융기관의 전·현직 간부 등 연간 100여 명에 달하는 시니어 강사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들은 HRA에서만큼은 '교수'가 돼 그동안의 삶의 경험과 노하우를 한껏 쏟아낸다.

2005년 서울에서 HRA와 같은 프로그램인 아름다운서당 YLA(Young Leaders Academy)를 운영하고 있던 서재경 남도학숙 원장과 김수종 국제녹색섬포럼 위원장은 제주에서도 시니어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보고, 2007년부터 제주에서 HRA를 운영해 왔다.

햇수로는 10년째. 여기에는 민간 후원의 힘이 컸다. 프로그램의 독자성과 순수성을 믿고 조건 없이 후원하는 이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문대탄 전 제주문화포럼 이사장 등은 수년째 매달 일정액을 HRA에 기부하고 있다.

HRA는 이 같은 수평적 조직 속 10년 동안 25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재학생을 제외하면 수료생 80% 이상이 자신의 꿈에 맞는 곳에 취업했다.

취업처도 삼성전자, 카카오, 락앤락, 아시아나항공, 이랜드, 동원F&B,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KT, 쏘카,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제주은행, 제주도청, 공무원연금공단, 대경엔지니어링, 롯데호텔 제주 등 제주도내·외로 다양하다.

25일 오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사단법인 위즈덤시티가 운영하는 HRA(Human Renaissance Academy) 9기 수료식·10기 입교식이 열리고 있다.2016.9.25/뉴스1© News1 오미란 기자
25일 오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사단법인 위즈덤시티가 운영하는 HRA(Human Renaissance Academy) 9기 수료식·10기 입교식이 열리고 있다.2016.9.25/뉴스1© News1 오미란 기자

◇ 청년들 '할 수 있다' 자신감…"지식보다 지혜로"


HRA를 수료한 학생들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수료생 김정훈씨(23)는 "1년 전에는 꿈도, 목표도 없이 방황하는 존재였지만 이젠 꿈을 향해 한발짝 내딛고 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라며 "요즘엔 학점도 오르고, 작지만 새로운 꿈도 생겼다"고 말했다.

고다현씨(23·여)는 "학교생활을 병행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며 "시간이 많다고 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해결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박경혜씨(25·여)는 "학생들은 교육가가 주는 감동에 더 발전하는 것 같다"면서 "1년 동안 교수·후원·멘토진으로부터 받은 감동 잊지 않고 더욱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유근 사단법인 위즈덤시티 이사장은 "가장 좋은 교육은 행동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며 "지식보다는 지혜, 학벌 보다는 인성이 중요한 미래시대에 HRA가 기여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이라고 밝혔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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