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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대출금리 1.4%?…억울한 김재수 장관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6-09-05 15:05 송고 | 2016-09-05 15:37 최종수정
 
"시골출신에 지방학교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합니다." 5일 오후 취임하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기간 동안 꾹꾹 참았던 울분을 동문사이트에서 토해냈다. 

33년의 공직생활과 5년의 공기업 사장을 역임하면서 단 한번의 위장전입도 없었고, 단 한건의 다운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는데 졸지에 '부동산 특혜대출' '호화주택' 꼬리표를 달게 됐으니 억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2일 인사청문회 당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1년 88평의 고급주택에 5년간, 2007년에는 98평의 아파트에 7년간 살았다"며 "이 과정에서 농협으로부터 1.4%에 불과한 금리로 대출받아 3억70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며 질타했다.

질문내용만 놓고 보면 김재수 장관은 터무니없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은 것이다. 당시 일반금리가 8%였으니 1.4% 대출금리는 분명 '특혜대출'로 비친다. 그러나 김재수 장관은 2001년 11월 용인주택 매입과정에서 농협으로부터 받은 대출금리는 1.4%가 아닌 6.66%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장관은 미국대사관 파견으로 2003년 3월 출국해 2007년 1월 귀국하기 두어달 전인 2006년 11월 이 연립주택을 8억700만원에 팔았다. 2001년 3억원 정도에 거래되던 33평 강남아파트가 2006년 15억원 내외로 거래됐으니 4억5000만원 대출받아 구입한 주택을 6년만에 8억원에 팔았다고 '과도한' 시세차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014년 6월 5억원을 대출받아 매입한 아파트 역시 '대출특혜'가 아니다. 그 당시 주택자금 대출금리는 2.7%였고, 김 장관도 이 금리에 대출받았다. 변동금리 대출이다보니, 시중금리가 계속 내리면서 김 장관의 주택대출 금리는 현재 1.4%까지 떨어진 것뿐이다.

그런데 야당은 현재 1.4% 대출금리를 2001년 8% 시중금리와 비교해서 '특혜'라고 억지를 부렸다. 16년의 세월을 깡그리 무시했다. 농협에서도 "특혜대출이 아니다"고 밝혔고, 용인주택을 건설 분양한 CJ개발도 청문회까지 불려나와 "특혜 아니다"라고 증언했지만 무시당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들춰내고 싶지 않은 가족사를 마구 난도질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의 팔순 노모가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돼 의료비를 수급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로 인해 김 장관은 8세 때 부모 이혼으로 노모와 헤어져 살게 된 가족사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키워준 어머니도 계신데 어릴 때 헤어진 생모를 챙기지 않았다고 범법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인사청문회가 도덕성을 검증해야 하는 무대는 맞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몰아붙이고 인권을 침해하는 자리가 돼서는 곤란하다.

신상이 탈탈 털리는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저런 소리까지 들으면서 장관하고 싶은 사람 몇이나 있을까"라고.


mk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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