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신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6.8.27/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추미애 의원 27일 당선되면서 여야 대표간의 궁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더민주 8·27 전당대회 결과 제1야당 대표에 대구 출신의 추 의원이 당선됐다. 앞서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된 호남 출신의 이정현 의원과 맞물려 헌정사상 최초로 TK(대구·경북) 출신 야당 대표, 호남 출신 여당 대표 체제가 형성됐다. 이에 그동안 정치권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 받았던 지역주의 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야 대표 호흡 맞출 수 있을까

출신지가 엇갈린 여야 대표가 과연 호흡이 잘 맞출 수 있을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여야 대표의 정치 기반이 극 대 극으로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 대표는 당내 당내 주류세력으로 친노(親노무현)·친문(親문재인)계로 분류된다. 반면 이 대표는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親박근혜)의 대표주자다.

또 두 대표는 정치 입문 과정 역시 추 대표는 야권의 어른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된 반면, 이 대표는 민정당 당직자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등 정치색이 선명하게 다르다.

특히 추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타 후보들과 야당의 색(色)을 드러내는 선명성 경쟁을 해왔다.

여기에 추 대표는 얼마전 이 대표를 겨냥 '생물학적으로만 호남'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이 대표는 지난해 국정교과서 논란 당시 색깔론을 부채질했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온 호남정신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 대표의 성향이 여당과의 각종 협상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향후 여야 협상 과정에서는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주말부터 이어질 추경 협상 및 장관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다음달로 예정된 국정감사 과정에서 추 대표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박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발언을 쏟아낼 경우 여야 관계는 급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20대 총선에서 '협치'라는 민의를 반영돼 대구에서는 김부겸 더민주 의원과 무소속 홍의락 의원이, 호남에서는 이 대표와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되면서 기존 여야 구도의 틀을 깨진 만큼 여야 대표의 협치 속에서 국회가 순항할 수 있다는  희망석인 관측도 나온다.

◇야당 서진(西進), 여당 동진(東進) 할 수 있을까

여야 대표의 계파색을 떠나 이 대표와 추 대표의 당선은 우리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 타파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경우 지난 19대 당선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독자적 선거운동 방식을 비롯해 '예산 폭탄' 등 그동안 여당이 호남을 홀대 했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대표 당선 이후인 지난 23일에는 전북도청에서 호남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호남 챙기기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 이 대표는 "호남의 정치구도에서 새누리당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추 대표 역시 같은 방식으로 TK 지역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TK 정치권에 야당의 희망의 싹트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공략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김부겸 의원이라는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가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추 대표의 영향력이 얼마나 미칠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의 경우 사실상 지역 토착형 야권 인사로 그동안 TK에 대한 헌신이 반영돼 이번에 당선됐다는게 중론인 만큼 추 대표의 방문을 TK 민심이 달가워 할지는 미지수다.  

또 전통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TK 지역에서 그동안 박 대통령을 향한 비판 발언을 해온 추 대표가 어떻게 민심을 수습 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j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