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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내주 러·중 순방…北 SLBM 발사 변수될까

中언론, 당초 중·러 밀월과시 사드압박 예상
北 SLBM 발사, 우리 정상외교 협상력 ↑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2016-08-27 16:52 송고 | 2016-08-28 23:25 최종수정
(청와대) 2016.5.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청와대) 2016.5.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내주 2일부터 8일간 러시아·중국·라오스 순방을 떠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의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그간 사드(THAAD) 갈등으로 소원해진 대(對) 중국·러시아 관계를 개선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은 지난 24일 SLBM 한 발을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해 500km를 비행, 사실상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북아 정세가 전례 없는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외교·안보 당국은 그동안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성공과 5차 핵실험 여부가 북한의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임을 인정받는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번 북한의 SLBM 발사 성공으로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데 성큼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4일 SLBM 발사직후 "핵무기 병기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는 동시에 그 운반수단 개발에 총력을 집중하라"며 "당당한 군사대국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사변적인 행동 조치들을 다계단으로 계속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추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을 통해 핵능력 고도화에 총력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결국 북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SLBM 전력화에 성공하고, 다음단계로 5차 핵실험을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그동안 북한을 두둔해온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과 러시아가 26일 오후(현지시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SLBM 규탄성명에 동참한 것이다. 지난 3일 이들 두 나라가 '사드'를 문제 삼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규탄하는 안보리 언론성명에 제동을 걸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20여 일만에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우리 정부는 지난 24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포함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안보리의 단호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핵심 우방국과 다각적 외교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이번 유엔 안보리 성명 채택엔 한중 간 공조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당초 오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1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밀월관계를 과시하며 미국과 유럽연합(EU)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과 EU 대(對) 러시아' 구도 뿐 아니라 '사드'를 둘러싸고 '북중러 대(對) 한미일' 대립구도가 확인되는 회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지난 14일 지난해 모스크바와 베이징에서 열린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께를 나란히 하며 양국 간 밀월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면서 "이번 G20 최대 (number one) 게스트는 푸틴 대통령일 것"이라고 중국 고위 외교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이후 국제적 소외에서 탈피해 G20에서 주도적 세력으로 부상하고, 중국은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전략을 추진해온 미국과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이같은 차원에서) 사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SLBM의 '성공적' 발사와 5차 핵실험 노골화로 인해 중·러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이 차질을 빚으며 국제사회로 부터 보다 적극적인 '지렛대' 역할을 요구받게 됐다.

또한 수중을 통해 목표지점에 가까이 접근해 타격하는 SLBM 특성상 한미일의 대북억제 전략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3국 간 북핵·미사일 대응 전략이 재논의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북한의 SLBM 전력화에 따른 한미일간 정보교류협정 강화, 이지스함을 통한 SM-3 미사일요격 체계 구축 등 한미일 3국간 안보 공조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중·러 정상외교에서 '사드·북핵 설득'을 위한 우리의 협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박 대통령은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4~5일 G20 참석을 위해 항저우로 이동, 보다 '주도적 북핵 정상외교'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먼저 러시아를 설득한 후, 이를 발판으로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러 밀월을 과시하려는 중국의 이해를 구하고 북핵 포기에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북한의 SLBM 발사로 '공동 타깃'이 된 한일 간 안보협력, 나아가 한미일 안보공조 구축에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회 또한 갖게 됐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측이 우리의 사드 배치와 북한의 SLBM을 분리해 접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설득 외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birak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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