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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호 참사 잊었나'…어선 신호 끊겨도 나몰라라 여전

신호 끊겼지만 8시간동안 방치…V-PASS '있으나 마나'
50대 선장 실종돼…안전사고 초동대응 강화 '헛구호'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6-08-27 16:57 송고 | 2016-08-27 18:42 최종수정
27일 오전 9시10분쯤 제주시 조천읍 조천포구 앞 0.9㎞ 해상에서 연안복합어선 W호(2.99t)가 침몰된 채 발견돼 해경이 W호에 타있던 선장 안모씨(59)를 찾고 있다. 안씨는 26일 오후 4시 조업에 나섰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제공) 2016.08.27/뉴스1 © News1
27일 오전 9시10분쯤 제주시 조천읍 조천포구 앞 0.9㎞ 해상에서 연안복합어선 W호(2.99t)가 침몰된 채 발견돼 해경이 W호에 타있던 선장 안모씨(59)를 찾고 있다. 안씨는 26일 오후 4시 조업에 나섰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제공) 2016.08.27/뉴스1 © News1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돌고래호 전복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해상 조난 안전 체계 확보는 여전히 요원하기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이 조난을 당했을 경우 신속하게 찾기 위해 부착된 V-PASS(어선위치발신장치)의 신호가 끊겨도 해경은 여전히 구조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쯤 제주시 조천포구에서 홀로 조업에 나선 남편 안모씨(59)가 늦은 시간이 되도록 귀가하지 않자 27일 새벽 3시11분쯤 부인 한모씨가 제주안전센터에 연락해 W호의 입항 여부를 문의했다.

제주안전센터가 어업정보통신국에 확인한 결과 W호의 V-PASS 신호는 26일 오후 7시48분 이미 끊긴 상태였으며, 교신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경은 항적신호가 끊긴 지 8시간여만인 27일 새벽 3시50분쯤에야 부랴부랴 수색에 나섰다. 해상세력과 육상세력을 동원한 끝에 이날 오전 9시10분쯤 조천포구 앞 0.9㎞ 해상에서 W호가 침몰된 채 발견됐다. W호는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조타실과 어창을 살펴봐도 안씨는 보이지 않았다. 해경은 경비함정 6척과 관공선 1척, 민간인 어선 3척 등 총 10척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오후 4시 현재까지도 안씨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V-PASS 신호가 끊겼을 당시 곧바로 출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브이패스 신호는 어선이 조금만 기울어져도 끊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때마다 매번 출동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어 “모니터상에는 수많은 선박의 신호가 뜨기 때문에 신호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SOS 버튼을 누르거나 단말기가 탈착돼야만 인지가 가능하다”며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모든 사고를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 전복 사고 닷새째인 2015년 8월 9일 오후 크레인이 설치된 바지선(480t)이 돌고래호를 인양하는 모습을 실종자 가족이 지켜보고 있다. 2015.8.9/뉴스1 © News1 윤용민 기자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 전복 사고 닷새째인 2015년 8월 9일 오후 크레인이 설치된 바지선(480t)이 돌고래호를 인양하는 모습을 실종자 가족이 지켜보고 있다. 2015.8.9/뉴스1 © News1 윤용민 기자

V-PASS는 켜는 순간 자동으로 관할 해경의 상황실과 안전센터, 출장소에 입·출항 신고가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해경은 모니터를 통해 해당 선박의 이동경로는 물론 선박의 속도, 운항 방향까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니터에서 배가 사라졌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곧바로 출동하지 않으면서 갑작스런 조난 등 긴급 상황에서는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장치에 불과하다. 

예측할 수 없는 해상 사고가 계속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시스템 체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결국 화를 자초한 꼴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5년 9월 5일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돌고래호(9.77t) 전복 사고 당시에도 오후 7시38분쯤 V-PASS 신호가 끊겼지만 해경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신고를 받은 뒤에야 구조에 나섰다. 돌고래호가 전복된 지 1시간20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늑장대응으로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해상 안전과 사고 초동대응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골든타임’을 놓치는 과오는 반복되고 있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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