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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탑재' SLBM, 한발이라도 명중한다면…핵잠수함 추진?

농축우라늄 확보가 관건..."정치권이 풀어야될 숙제"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6-08-27 09:00 송고
 
지난해 미국 7함대 소속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SSGN 727)가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2015.6.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해 미국 7함대 소속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호(SSGN 727)가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2015.6.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 24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성공으로 한반도 안보지형이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잠수함을 통해 수중에서 은밀하게 발사되는 북한 SLBM이 실전배치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핵잠수함 등 전략 자산을 제외하고 지금으로선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북한의 SLBM을 사전에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사드가 배치되면 SLBM을 방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드 부지'조차 확정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먼 얘기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북한 잠수함이 동, 서해 깊숙한 곳으로 침투해 '성동격서'식 도발을 감행할 경우 '고정식' 사드 레이더로는 탐지, 요격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이 단 한발이라도 대도심에 명중할 경우 수십 만의 인명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국방부를 비롯해 청와대 등 정부는 북한 SLBM 발사 성공이후 아직 뚜렷한 대비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하는 게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보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SLBM을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방법은 잠수함이 바닷속으로 사라지기 전, 잠수함 기지에 대한 선제 타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잠수함이 일단 바다로 잠항을 시작하면, 탐지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잠수함 기지에 대한 '24시간 감시체계'가 필요하다. 현재도 한미 전력은 △첩보위성을 통한 잠수함 기지 이동상황 감시 △통신 감청을 통한 잠수함 지휘체계 감시 △핵 잠수함으로 잠수함 이동경로 확인 등 입체적인 잠수함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한 SLBM도 미국 핵잠수함이 동해에서 사전에 탐지, 추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유사시 SLBM 수발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 동, 서해로 나눠 동시에 남하, 침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지금과 같은 미국 의존식 감시체계로는 완벽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북한 잠수함 기지를 24시간 감시해 유사시 선제타격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사실상 적 영해 깊숙한 곳에서 몇달 동안 무제한 수중 작전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을 기본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 충전용 산소 공급을 위해 수시로 수면으로 부상하는 이른바 '스노클링'을 하는 과정에서 적에게 노출돼 감시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핵잠수함은 핵무기의 보유여부와 상관없이 동력원이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핵으로 가동되는 잠수함을 말한다. 충전할 필요없이 평균 32km/h 정도의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잠수함은 다시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과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 등으로 구분된다. 2010년 기준 핵잠수함을 보유·운용 중인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우리 군도 과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정부 당시 4000톤급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이 추진됐지만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핵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측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핵잠의 동력원인 미국산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지만, 군사적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농축 우라늄을 확보한다하더라도 실제 핵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접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할 수도 있다. 핵 잠수함으로 그들의 영해를 은밀히 들여다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우리 군 당국도 핵 잠수함 건조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 추진될 수 있을 지 여부에서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결국 코앞에 닥친 북한 안보위협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정치권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풀어야될 숙제라는 것이다.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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