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내 2인자로 불리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69)이 검찰의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7시 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변 산책로에서 스스로 목을 매달아 목숨을 끊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그룹. 2016.8.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인 25일 저녁 늦게 '운동하러 가겠다'며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 5~6명은 이날 이 부회장의 검찰 출석을 보좌하기 위해 중앙지검 청사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렸으나 나타나지 않자 백방으로 행방을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5일에도 정상적으로 출퇴근해 주변에서는 이상 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출근길에 알려진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는데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던 분이셨는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한 직원은 "얼마 전에도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뵈었었다"며 "그런 분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7시10분경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사망자를 이 부회장으로 추정했다. 이 부회장의 차량에서는 A4용지 4매 분량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유서에 '유족·롯데 임직원 앞으로 보낸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이후 44년간 일해 온 '롯데맨'이다. 1987년 롯데쇼핑 관리이사로 옮긴 후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며 오늘날 롯데쇼핑의 기반을 다진 뒤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이후 정책본부장 부회장을 맡으며 신격호 총괄회장(95)과 신동빈 회장(61) 등 오너일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61)과 함께 신동빈 회장의 핵심 참모 역할을 맡아왔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석 달째 이어지고 있는 검찰 수사로 롯데가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로 터져나오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요 임원들이 수시로 불려가면서 정상적인 업무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주변에서 직원들도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껴 '죽고 싶다'고 푸념하는 얘기를 들은 적인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유서에 '유족·롯데 임직원 앞으로 보낸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석 달째 이어지고 있는 검찰 수사로 롯데가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울분들도 터져나오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요 임원들이 수시로 불려가면서 정상적인 업무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껴 '죽고 싶다'는 임직원의 푸념을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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