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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회 고위직 자녀, 특혜논란 의경 복무 얼마나

경찰 치안정감 출신 의원 아들 '꽃보직' 배치돼
의원측 "추첨제로 배치돼 청탁 행사 여건 못돼"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2016-08-17 05:30 송고 | 2016-08-17 18:09 최종수정
의무경찰 지원자들 면접시험을 폐지하고 첫 실시하는 공개추점제가 진행되는 지난해 12월1일 대전경찰창청에서 의경지원자들과 부모들이 추첨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성룡 기자
의무경찰 지원자들 면접시험을 폐지하고 첫 실시하는 공개추점제가 진행되는 지난해 12월1일 대전경찰창청에서 의경지원자들과 부모들이 추첨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성룡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의무경찰(의경) 보직변경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감찰관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고위직 인사 자녀 9명이 의경으로 복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2명은 경찰 고위직 출신의 현직 국회의원 자녀들로 우 수석 아들처럼 근무환경이 좋아 선호도가 높은 부대에 배치돼 주목된다.

다만 해당 의원 측은 자녀들이 의경 우선선발 부대에 추첨제로 배치돼 애당초 청탁을 행사할 여건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기준, 국회 4급 이상 공직자 자녀 중 의경으로 복무하고 있는 인원은 모두 9명으로 4명이 국회의원 아들들이었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국회 상임위 직원 자녀도 각각 1명씩 2명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의경에 복무 중인 의원은 여야 각각 2명으로 모두 초선이었다. 다만 여당의원 2명은 경찰 고위직 출신으로 올해 4.13 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뉴스1이 이들 국회 고위직 인사 측에 직접 확인한 결과, 치안정감 출신의 한 여당 의원 아들은 의경 가운데 근무환경이 좋아 일명 '꽃보직'으로 불리는 국회의장 공관 경비대원으로 복무 중이었다.

또 다른 치안정감 출신의 여당 의원 아들은 김포공항 경비대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포공항도 의경들이 선호하는 근무지 가운데 하나다.

특히 국회경비대와 정부서울청사,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등 4곳은 우선 선발부대로 의경들이 복무를 가장 희망하는 근무지로 꼽힌다. 

논란이 됐던 우병우 수석의 아들의 경우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반면 야당 의원 자녀의 경우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의경으로 근무 중이고 또 다른 의원의 아들은 지방의 경찰서 복무를 마치고 지난달 제대했다.

또 국회 사무처 직원의 자녀는 서울경찰청 경비병으로 복무하고 있으며, 한 여당 의원실 4급 보좌관 자녀는 의원 지역구의 지방경찰청 부장 운전병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나머지 3명의 경우 의원 보좌관 자녀들로 현재는 국회에서 근무하지 않아 자녀들의 의경 복무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국회 고위직 자녀 의경 보직 특혜 논란과 관련, 우선선발부대는 추첨제로 선발되기 때문에 특혜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경찰청의 공식 입장이다.

경찰청은 의경 선발과 부대배치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특혜논란이 일자 지난해 11월부터 전투경찰대설치법 시행령을 개정해 '면접시험 폐지 및 선발시험 추첨제'를 도입했다. 

개정안은 면접시험을 폐지하고 선발시험 공개 추첨제를 통해 의경을 선발하고, 특혜 대상이 되는 우선선발부대를 30개에서 4개로 축소하는 한편 신장 175㎝ 이상 희망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배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따라 의경 선발은 지난해 11월20일 이후 진행된 337차부터 공개 추첨으로 선발하고, 부대 배치는 같은해 11월12일 지방청 교육센터 입교부터 제한적 무작위 추첨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의경들이 선호하는 서울·부산·제주의 공항경찰대와 청와대 주변을 경계하는 202경비대, 경찰항공대 등 26개 부대는 기존 우선선발부대에서 제외됐다.

앞의 두 여당 의원 자녀들의 경우 올해 2월과 4월에 각각 입대해 개정된 자대 배치 규정을 적용받았다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의경 선발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육군훈련소 교육 후 지방청별 교육센터 교육과정에서 훈련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컴퓨터 무작위 추첨으로 부대를 배치하고 있다"며 외압 작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선발 과정에서 추첨제가 적용된 의경들의 실제 입대 개시일이 올해 4월 14일이라 점에서 선발 과정에서의 특혜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전국에서 복무중인 의경 병력은 모두 2만5911명으로 서울 근무 의경은 9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만 매달 450여명이 선발된다.

'꽃보직'으로 불리는 4개 우선선발부대 의경 병력 규모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비밀로 관리되고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꺼렸다.

 
 
◇현역입영 대상자 중 2.2% 서울근무…1% 미만 '꽃보직'

지난해 전국 의경선발 평균경쟁률은 17.4대 1로 1만4000여명이 선발됐다.

매년 현역 입영 대상자 25만여명 가운데 5.6% 정도만이 의경으로 복무할 수 있는 셈이고 이들 중 5400여명(2.2%)이 서울지역에서 근무하게 된다.

4개 우선선발부대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인원은 현역 입영 대상자 가운데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로 추정된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31일 기준, 의경으로 근무하는 4급이상 고위 공직자 자녀는 모두 203명이다. 이중 40명(19.7%)은 부모가 지방경찰청 소속 부장과 과장, 일선 경찰서장 등 총경급 이상이었다.

경찰청 다음으로는 법원·법무부가 11명, 국회 9명, 외교부 7명, 국세청 5명 순으로 4급 이상 부모인 경우가 많았다.

김정우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의경 복무 중인 4급 이상 공무직 자녀들 203명 가운데 논란이 돼 온 면접시험을 폐지하고 공개추첨으로 선발된 이들은 20명에 불과하다"며 특혜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p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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