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인터파크 홈페이지 캡처)© News1

최근 다량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가 피해 보상과 관련해 별도의 공지가 없어 '말뿐인 사과'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측은 민감한 정보인 주민등록번호와 금융정보가 유출되지 않아 보상 대상자인 2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보상 언급 없는 사과문…"행동 없는 말뿐인 사과"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회원 1030만여명의 개인 정보 유출과 관련해 보상에 대한 공지를 하고 있지 않다.

인터파크는 개인 정보 유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25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1일 해킹으로 고객 정보 일부가 침해 당한 사실을 인지해 경찰청과 공조를 시작했다"며 "고객 정보를 지키지 못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상 규정이나 2차 피해 가능성은 명시하고 있지 않다. 전체 회원 수 절반의 정보가 유출됐음에도 미흡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인터파크는 '추가 문의사항은 고객센터로 전화해 달라'고 간략히 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문의가 몰려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고객들은 자신의 개인 정보가 범죄에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의 사과가 행동이 아닌 말로만 끝나는 게 아니냐고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객 정보 유출 피해자인 인터파크 가입자 류모씨(39)는 "자신들도 피해자인 척하며 보상 없이 넘어가려는 태도가 더욱 불안하다"며 "별거 아니라는 투의 사과문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해자 김모씨(24)는 "내 이름이나 주소, 전화번호가 밖에서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불쾌할 따름"이라며 "실제 피해가 없다고 말로만 사과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26일 한 인터파크 가입자의 개인 정보 유출 피해 확인 결과. © News1

◇"2차 피해 없을 것" vs "불법 거래 가능성 있어"

사측은 주요 정보인 주민등록번호와 금융정보가 유출되지 않아 2차 피해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해킹을 통해 유출된 고객 정보는 △이름 △아이디(ID)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으로 추정된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2차 피해 가능성은 없다"며 "경찰 역시 (2차 피해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출된 정보들이 불법적인 용도로 거래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범죄 수법이 다양해진 만큼 2차 피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악용 사례로는 이메일 주소를 이용한 '랜섬웨어' 바이러스 감염을 들었다. 컴퓨터 내 문서와 파일을 암호화해 열지 못하게 하는 악성 프로그램으로 주로 이메일을 통해 유포된다. 바이러스를 해독하려면 금품을 내놓으라고 하는 수법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며 "주민번호나 금융정보가 아니어도 각각의 개인 정보가 악용될 여지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화번호나 이메일의 경우 수요에 따라 불법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파크는 2차 피해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관련법 검토에 들어갔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보상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만일을 대비해 법무법인 등과 협의해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흡한 사과문과 관련해서는 "개인 정보 유출 논란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어 보상 규정을 먼저 공개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았던만큼 (보상 규정 공개로 인한) 고객 불만에 부딪히는 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법적 검토를 우선하면서 진행 상황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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