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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아빠 대신…물에 빠진 초등생 구조한 용감한 중학생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2016-07-26 17:11 송고 | 2016-07-29 17:31 최종수정
고진석군(14·가운데)이 제주시 삼양동 삼양포구에서 또래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다 찍은 기념사진. (고진석군 어머니 강명선씨 제공) 2016.07.26/뉴스1 © News1
고진석군(14·가운데)이 제주시 삼양동 삼양포구에서 또래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다 찍은 기념사진. (고진석군 어머니 강명선씨 제공) 2016.07.26/뉴스1 © News1

여름철 물놀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 한 중학생이 물에 빠진 어린이를 직접 구조해 귀감이 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29분쯤 제주시 삼양동 삼양포구에 피서를 온 김모군(12)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하지만 119구조대가 출동했을 당시 김군은 이미 바깥으로 나온 상태였으며, 물을 많이 먹어 호흡이 거칠었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은 “출동했을 당시 이미 구조돼 있는 상태여서 김군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이 없었다”며 “혈압과 맥박이 정상이었고 특별한 이상이 없었지만 확인 차 병원에서 진단을 받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을 구출한 건 포구에 있던 고진석군(14·오현중1)이었다.

당시 목격자 등의 진술에 따르면 방학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피서에 나선 고군은 이날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던 중 수심이 깊은 곳에 김군이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목격했다.

포구 바깥에 있던 어른들이 “아이가 물에 빠졌다”고 웅성거리자 고군은 고민할 겨를도 없이 튜브를 몸에 낀 채로 헤엄을 쳐서 김군쪽으로 향했다. 당시 현장에는 100여명의 어른과 아이들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고군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김군의 목덜미를 낚아채 포구 바깥쪽으로 향했으며, 어른들이 바깥으로 잡아당기면서 김군은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고군의 어머니 강명선씨(42·여)는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진석이가 물에 빠진 아이를 구조했다는 얘길 들었다”며 “어른들이 바깥쪽에 있어서 달려갈 상황이 못 되니까 마침 인근에 있던 진석이가 구조에 나선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씨는 이어 “아이(김군)가 의식이 있는 걸 확인한 뒤 진석이는 다리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다”며 “일단 목덜미를 잡고 나오긴 했지만 아이(김군)의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다 보니 진석이도 많이 긴장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진석이가 가장 가까이 있었으니 바로 구조에 나선 것일 뿐 별일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치며 “진석이는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고군의 담임선생님 이지영씨(28·여)는 “방학 중 제자가 의로운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 무척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진석이는 평소에도 책임감이 있어서 무슨 일을 할 때도 먼저 나서서 하는 학생이다”고 치켜세웠다.

임씨는 이어 “진석이의 아버님이 경찰관인데 이 소식을 듣고 무척 뿌듯해하실 것 같다”며 “방학이 끝나고 진석이를 만나게 되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서 참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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