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항균필터 논란, '위해성'서 '허위광고'로 번지나

정부 "항균필터 위해성 낮아…사실상 항균기능 없다"
필터 공급사 3M, 허위광고 역풍?…"입장 정리 중"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이은지 기자, 나석윤 기자 | 2016-07-26 16:29 송고 | 2016-07-26 18:01 최종수정
서울 여의도 한국3M 본사.  2016.7.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여의도 한국3M 본사.  2016.7.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공기청정기, 에어컨에 쓰인 항균필터를 둘러싼 논란이 위해성에서 과대 및 허위광고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항균필터의 항균기능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 제품을 공급한 3M사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환경부는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필터 7종의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위해도가 높지 않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달 시중에 공급된 항균필터 상당수에서 유독물질인 OIT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해성 논란이 촉발됐다. 해당 업체는 제품 회수에 나섰고 정부도 해당업체를 공개, 시정조치 권고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OIT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환경부의 조사결과가 남아있지만 위해성 논란은 일단락됐다는 분위기다. 
홍정섭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은 "OIT가 유럽연합(EU) 분류기준에는 피부 과민성 물질로 돼 있지만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공기청정기를 제일 강한 바람으로 5일간 24시간 가동하는 등 가혹한 조건에서도 위해도가 우려되는 수준으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균필터 논란'은 국면이 전환될 분위기다. 이날 환경부는 항균필터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발표를 위해 항균필터 성분조사를 맡은 양지연 연세대학교 보건학박사는 "공기청정기를 24시간 가장 강한 바람세기로 15일동안 가동했더니 항균필터에 함유된 OIT가 필터에서 모두 떨어져나와 공기중에 노출됐다"며 "필터에 항균물질이 다 떨어져나와 일반필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홍 과장도 "항균필터를 사용해봤자 항균기능이 없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같은 분석이 사실이라면 이 항균필터를 제조한 3M은 '기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공급했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앞서 20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88개 OIT 함유 필터 가운데 97%를 3M사가 공급했다. 

3M이 필터의 항균기능이 낮다는 점을 알고도 이를 속이고 판매했다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이 필터가 쓰인 제품을 판매한 업체들은 항균필터가 쓰였다는 점을 광고하면서 판촉에 열을 올렸다.

변수는 3M이 한국에서만 항균필터를 판매했다는 점이다. 3M이 항균력에 민감한 생활가전 시장 특성에 맞춰 제품을 내놓은 것인지, 이 시장을 형성한 업체들이 3M에 항균필터 공급을 요청했는지 앞뒤 관계가 불분명하다. 

만일 판매사들이 항균필터 공급을 먼저 요청했고 이 제품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면 이번 논란에서 비껴날 수 없다. 

3M은 정부의 항균필터에 대한 문제제기 전 제품 회수 계획을 밝혔다. 3M 관계자는 "이날 정부 발표에 관한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ggm1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