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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항균필터 위해도 낮다"…업계 "정부 혼란 가중"

정부, 6일만에 위해성 '우려'서 '낮다'로 입장 바꿔
유해필터 논란에 국민불안 '가중'…"생활가전 타격"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이은지 기자, 나석윤 기자 | 2016-07-26 14:55 송고 | 2016-07-26 18:05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환경부가 6일만에 공기청정기, 에어컨에 쓰인 유독물질 옥틸이소티아졸론(OIT) 함유 항균필터의 위해성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사실상 뒤집었다.
제품과 기업명 공개에 이어 필터 회수권고까지 받은 업계에서는 이같은 '오락가락' 정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은데다 1조원에 달하는 공기청정기 시장을 중심으로 생활가전시장 전체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필터 7종의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위해도가 높지 않다고 26일 발표했다. 

홍정섭 환경부 화학물질정책과장은 "OIT가 유럽연합(EU) 분류기준에는 피부 과민성 물질로 돼 있지만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공기청정기를 제일 강한 바람으로 5일간 24시간 가동하는 등 가혹한 조건에서도 위해도가 우려되는 수준으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20일 환경부의 발표와 큰 차이를 보인다. 환경부는 6개 기업에서 만든 58개 모델의 제품 사용과정에서 OIT가 방출됐다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이로 인해 위해성이 우려된다며 해당 업체들에 제품 회수권고를 내렸다. 22일에는 추가로 공기청정기 84개 제품 모델을 공개했다. 쿠쿠전자, LG전자, 삼성전자, 대유위니아 등이 이들 제품을 판매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비판대에 올랐다.

연이은 정부 발표는 이미 지난달 OIT검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에 떨던 국민들의 우려감을 가중시켰다.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제품의 위해성이 낮다"고 주장했지만 정부 발표를 접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 분위기였다. 
  
서울 마포구 한 가전제품 판매점 직원은 "요새 한 달 정도 공기청정기를 찾는 고객은 거의 없고 교환, 환불 문의가 많다"며 "전보다 매장 오는 손님도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일련의 정부의 대응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은 당연해 보인다. 이번 유해필터 논란이 확산되기 전 선제적 대응이 미흡했고 상반된 발표 내용으로 소비자와 업계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당초 업계는 2013년 3000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6000억원에 이어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판매량도 올해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 115만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해성 논란 탓에 이같은 기대치는 물거품이 됐다.

한 공기청정기 판매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여론에 휩쓸려 정확한 규명없이 발표를 서둘렀다"며 "'유해하냐'에 대한 의문은 이미 '유해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발표가 이번 사태를 키운 측면이 크다"며 "공기청정기, 에어컨뿐만아니라 생활가전시장 전반이 망가졌다"고 우려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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