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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명예의 전당' 박인비 vs '최고' 리디아 고의 진검승부

<리우 라이벌, 너를 넘어야 내가 산다 ⑥> 여자골프 최강은 누구?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6-07-26 06:10 송고
편집자주 올림픽 정상에 오르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낸 자에게만 메달의 영광의 허락됩니다. 자기 자신을 포함, 숱한 라이벌을 꺾어야 하는 고된 길입니다. 어쩌면 라이벌이 있기에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라이벌은 경쟁자이자 동반자입니다. 리우 올림픽을 함께 빛낼 라이벌들을 소개합니다.
여자 골프 대표팀의 리더 박인비(28·KB금융그룹). /AFP=뉴스1 © News1
여자 골프 대표팀의 리더 박인비(28·KB금융그룹). /AFP=뉴스1 © News1

박인비(28·KB금융그룹)와 리디아 고(19·뉴질랜드). 세계여자골프를 대표하는 두 별이 리우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박인비는 2013년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평정했다. 2013년에는 메이저대회 3연승을 포함해 홀로 5승을 쓸어담으며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차지했다.
2014년엔 3승으로 '주춤'했지만 2015년 다시 5승을 기록하며 최고의 자리를 확인했다. 이와함께 브리티시 오픈 우승으로 꿈에 그리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올해에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리디아 고는 아직 스물이 되지 않은 어린 나이이지만 여자 골프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14시즌을 앞두고 LPGA투어의 최연소 정회원이 된 리디아 고는 이 시즌 3승을 올리며 가뿐히 신인왕이 됐다.

2015년은 박인비가 기록을 쓴 해임과 동시에 리디아 고가 새로운 '최강자'로 우뚝선 한해였다. 리디아 고는 박인비와 같은 5승을 올렸고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올해의 선수 역시 박인비가 아닌 그의 몫이었다. 2015년 초에 잠시 빼앗았다가 박인비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재탈환했다.
박인비가 부상으로 주춤한 2016년, 리디아 고는 '독주'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매 대회 우승권의 성적을 내면서 꾸준한 기량을 발휘했다. 시즌의 3분의 2 정도를 치른 현재까지 메이저 1승을 포함해 4승을 올렸다. 현재로서는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2연패도 유력하다.

리디아 고는 112년만에 골프종목이 부활한 이번 올림픽에서도 여자부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담대한 경기 운영 능력, 의심할 필요가 없는 완벽한 경기력 등 모든 부분에서 최고다.

반면 박인비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을 맞게 됐다. 박인비는 올 시즌 내내 등, 손가락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준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톱10'이 단 2번뿐이었고, 6월 이후로는 경기를 제대로 치르는 것 조차 버거워했다. 리우 올림픽에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드리워졌다.

박인비가 7월 인터내셔널 크라운과 US 오픈까지 줄줄이 기권을 결정하면서 불참은 현실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박인비 스스로도 "나라를 위해서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참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국은 박인비없이 리우 올림픽을 준비해야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인비는 최종적으로 올림픽 출전을 결정했다. 컨디션이 많이 회복됐고 무엇보다도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박인비는 다시금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든든한 '맏언니'로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AFP=뉴스1 © News1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AFP=뉴스1 © News1

올 시즌의 기량만 놓고보면 리디아 고에게 확실히 유리한 승부일 수 있다. 리디아 고는 이렇다 할 부상도, 슬럼프도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메이저대회 등 큰 대회에서 다소 약했던 모습도 지난 시즌 에비앙 챔피언십과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을 통해 극복했다.

그러나 박인비의 관록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해외 언론이 붙여준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은 박인비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확히 반영한다. 박인비는 화려하기보다는 안정적이고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이다.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컨디션만 보인다면 언제든 우승에 접근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추고 있다.

박인비는 앞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올림픽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역으로 생각할 때 박인비가 결국 리우행을 결정한 것은 그의 컨디션이 충분히 올라왔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리디아 고는 이번주 브리티시 오픈에서 올림픽에 앞서 최종 컨디션을 점검한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 나서지 않는 대신 다음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감을 조율할 예정이다.

한때 세계 최고였고 이제는 '전설'의 반열이 된 박인비. 그리고 스무살이 되기전에 이미 최정상의 고지에 오른 리디아 고.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는 이 양대산맥이 맞부딪히는 것만으로도 큰 흥미를 불러 모은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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