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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락산 살인사건'…강도살인 아닌 '살인'으로 기소

"반항 흔적 없어…정황 볼 때 강도 의도 있었다 단정키 어려워"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16-06-27 16:20 송고 | 2016-06-27 17:33 최종수정
'수락산 살인사건' 피의자인 김학봉./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수락산 살인사건' 피의자인 김학봉./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달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수락산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학봉씨(61)가 결국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최용훈)는 수락산 등산로에서 산행 중이던 주민 A씨(64·여)를 칼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김씨를 27일 살인과 절도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씨에게 살인이 아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월29일 오전 5시20분쯤 수락산 등산로에서 대기하다가 A씨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미리 사 둔 과도를 등 뒤로 숨긴 채 A씨에게 다가가 목 부분을 내리찍고 A씨가 도망가려다 넘어지자 목과 배를 11회에 걸쳐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김씨는 강도살인죄로 15년 징역형을 복역하고 지난 1월19일 출소했지만 오랜 수감생활로 가족과 친구, 지인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김씨는 생활보호 등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닥치자 누구든지 2명을 죽이고 본인도 삶을 포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후 지난달 16일 서울 노원구 인근의 한 시장에서 과도 1점을 구입해 범행 전날 수락산에 올라가 지나가는 등산객들을 보며 그곳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등산객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범행 당일 오전 2시쯤 다시 수락산에 올라가 등산로 부근에서 등산객을 기다렸다.
김씨는 경찰조사 당시 "강도할 목적으로 칼을 구입했고 돈을 빼앗으려고 A씨를 위협했지만 A씨가 반항해 살해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추가 수사 결과 '강도살인'이 아닌 '살인 및 절도미수'로 판단했다.

검찰조사에서 김씨는 "A씨의 재물을 빼앗을 목적으로 A씨를 살해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에서 진술한 범행 동기 부분의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지난 1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통합심리분석 결과로도 비춰볼 때 김씨가 강도 목적으로 A씨를 살해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A씨의 손바닥에는 방어흔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김씨가 재물을 빼앗기 위한 위협 행위 없이 곧바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런 점들을 종합해 고려해보면 김씨에게 강도의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A씨의 유족을 대상으로 장례비 등 지원을 실시했고 구조금 심사를 마쳐 지급을 앞두고 있다"면서 "희망하는 시기에 심리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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