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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무르면 안 될까? '리그렉시트' 8문8답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6-06-27 11:15 송고 | 2016-06-27 13:48 최종수정
독일 베를린의 한 서점 창문에 붙은 브렉시트 투표 용지. © AFP=뉴스1
독일 베를린의 한 서점 창문에 붙은 브렉시트 투표 용지. © AFP=뉴스1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국민들이 유럽연합(EU)을 탈퇴(브렉시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영국 안에서도 '우리가 대체 무슨 일을 한 것인가'(What we have done)와 같은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이른바 '리그렉시트(Regrexit)'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리그렉시트란 브렉시트(Brexit)+후회(Regret) 결합어로 탈퇴 결정을 후회한다는 뜻이다.
리그렉시트에 따른 국민투표 결정 철회는 가능한 것인지, 앞으로 본격적인 브렉시트 절차는 누가 이끌 것인지 등 궁금한 점들을 블룸버그가 정리했다.

1. 국민투표 결과를 바꿀 수 있나?

▶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자체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이론상으로는 새 총리가 EU와 새로 협상한 후 '새로운 유럽연합 잔류 조건'을 토대로 두 번째 국민투표를 치를 수 있다. 그러나 이 선택지는 EU의 주요 지도자들이 이미 배제해 놓았다. 영국의 새로운 요구가 끝이 없을 것이고, 다른 회원국의 이탈 움직임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탈퇴'에 표를 던진 1740만 영국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2.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원서는 소용이 없나?

영국 하원 웹사이트 청원게시판에는 영국 시민 350만명 이상이 국민투표 재실시를 요구하는 청원에 참여했다. 그러나 대중이 국민투표를 개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런 청원 움직임이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큰 성과는 의원들로 하여금 '논의'하도록 하는 것뿐이다.     

게다가 다른 문제들도 뒤섞여 있다. 리그렉시트 진영은 “한쪽이 60% 이하의 표로 이기거나, 투표율이 75% 이하일 경우 정부가 국민투표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투표는 이미 끝난 상태다. 그리고 영국의 주요 정치인들이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이미 약속했다. 그래서 청원이 이뤄지기는 매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3. EU가 영국에 재고할 것을 제의할 수는 없나?

▶ 그럴 가능성은 낮다. 유럽에서 나온 다양한 반응들을 보면 그들이 영국의 조속한 탈퇴를 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는 '원만한 이혼'이 아니다"고 밝혔다.

4. 공식적으로 언제 영국은 EU를 떠나게 될까?

▶ 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국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시켜야 한다. 조약에 따르면 탈퇴의사를 공식 표명한 뒤로 2년 동안 공식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 작업은 자신의 후임 총리가 맡게 될 일이라고 밝혔다. 빨라야 10월 이후에나 탈퇴 절차를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차기 총리 유력 후보다. 그는 브렉시트를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하지만 그 역시도 "협상 개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오는 2018년 말 이전에는 EU를 탈퇴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5. EU가 영국에 리스본 조약 50조 집행(탈퇴신청)을 강제할 수 있나?

▶ 그럴 수는 없다. 오직 영국만이 50조를 개시할 수 있다. 이 점은 영국의 협상력을 어느정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일단 50조가 가동되면 공세의 바통은 EU로 넘어간다. 그래서 50조 집행 시기는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 24일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사퇴 의사를 밝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 AFP=뉴스1
지난 24일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사퇴 의사를 밝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 AFP=뉴스1

6. 영국 보수당은 당 대표를 어떻게 새로 뽑을 것인가?

▶ 캐머런 총리는 오는 10월 초 후임자에게 자리를 넘기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보수당은 2005년 선거 때와 같은 방식으로 당 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의원 330명이 후보자들을 검토한 뒤 영국 하원이 여름휴회에 들어가는 7월21일 이전에 두 명의 후보를 간추려 냈다. 

7. 누가 가장 유력한가?

▶ 영국의 베팅사이트 윌리엄힐에 따르면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58%의 확률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확신하기는 어렵다. 존슨 전 시장이 카리스마를 갖고는 있으나 변화무쌍한 인물이기 때문에 보수당원들이 롤러코스터를 피하려 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그 다음 후보로는 EU 잔류를 주장했던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부 장관이 꼽힌다. 확률은 29%로 나타났다.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9%로 집계됐다.

8. 조기총선이 열릴까?

▶ 영국 노동당 토니 블레어 전 수상의 비서실장을 지낸 조너선 포웰은 브렉시트 탈퇴 협상을 개시하기 이전에 새 총리는 국민들로부터 맨데이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이 EU와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노르웨이식으로 갈지, 캐나다가 될 것인지, 선거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회를 해산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규정대로라면 영국 다음번 총선거는 2020년 5월에나 치러질 예정이다. 그러나 조기 총선이 실시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영국 하원 3분의 2가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경우다. 둘째, 내각이 불신임투표에서 패배하고, 새 내각 역시 14일 안에 신임투표에서 패하는 경우다.

둘 중 하나의 경우가 기획될 수는 있다. 보수당이 이미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정부가 들어서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노동당측은 조기선거를 거부하기가 어렵다.


heming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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