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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끝의 롯데]"그룹 최대 위기인데"…끝까지 싸우려는 형제

신동주 "무한 주총으로 공격" vs 롯데 "심각한 업무 방해"
"그룹 위기 자초해 놓고 본인들은 '진흙탕 싸움'만"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6-06-27 06:20 송고 | 2016-06-27 07:19 최종수정
왼쪽부터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뉴스1 © News1 박재만 인턴기자
왼쪽부터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뉴스1 © News1 박재만 인턴기자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승리했지만 형제간 경영권 다툼은 끝을 모르는 진흙탕으로 빠져 들고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원인인 오너 일가들이 위기 타개를 위한 노력은커녕 경영권 다툼에만 전념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동주 "무한 주총으로 공격" vs 롯데 "심각한 업무 방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 25일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을 벌였다. 주총은 이전 임시주총들과 마찬가지로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 주총 이후 오히려 형제간 싸움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신동주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사장의 해임 안건이 통과될 때까지 임시주총을 계속 여는 '무한 주총' 전략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특히 신동주 회장은 '무한 주총'을 공언하며 자신하는 이유에 대해 신동주 회장측은 "롯데홀딩스 의결권의 31.1%를 행사하며 경영권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종업원지주회 내부의 변화가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총을 거듭하면서 신동주 회장을 지지하는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이 결집하고 그 수 또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신동주 회장측이 동일 안건을 무한 상정하겠다는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는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롯데는 임직원과 주주, 이해관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총에서 승리한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업무를 수행한 후 이번주 주말쯤 귀국할 예정이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그룹 위기 자초해 놓고 본인들은 '진흙탕 싸움'만"

롯데그룹 형제간 다툼이 이처럼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재계에서는 지금 형제간 싸울 때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라는 그룹의 큰 위험이 닥친 상황에서, 그 위험의 원인이 되는 오너 형제끼리 경영권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롯데그룹 검찰 수사의 원인을 형제 간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공개됐고 일본으로의 국부 유출 등이 논란이 됐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의 여파로 롯데그룹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영업권을 잃었고, 해외 M&A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 무산, 반 롯데 정서 확대 등 피해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경영권 분쟁으로 큰 위기를 야기한 오너일가 형제가 위기 타개는커녕 더 심하게 싸우려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이번 검찰 수사를 본인의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신동주 회장 역시 책임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 계열사를 통한 수상한 원료 수입 등을 행했을 때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형제간 분쟁으로 인한 검찰 수사, 그리고 다시 이를 이용한 싸움 등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두 형제의 싸움으로 인해 피해보는 직원과 파트너사 및 투자자, 국가 경제와 국민들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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