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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 조우한 대학생 창업 동지 2인, C랩서 두번째 창업

[인터뷰]스마트벨트 '웰트' 강성지 대표와 노혜강 이사
대학때 만나 창업 꿈 키워…운명처럼 삼성전자서 만나 제2의 창업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06-27 06:00 송고 | 2016-07-12 19:46 최종수정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이사(좌), 노혜강 이사(우).© News1 황기선 기자

서른 남짓의 삼성맨이 일을 냈다.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건강관련 스마트벨트 업체 '웰트'를 설립한 강성지 대표(30)와 노혜강 이사(28)는 최근 프랑스 명품브랜드와 제품 공동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사람은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기업 설립 제도(C랩 스핀오프 제도)를 통해 기업가의 길을 가게 됐다.
삼성전자 입사 2년 만에 자신들만의 핫한 '창업' 아이템을 들고 퇴사한 두 사람은 지난 5월31일 사표를 쓰자마자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것이다.

노혜강 이사는 퇴사 당일 파리로 향했고, 강성지 대표는 노 이사의 사표까지 처리하느라 다음날 비행기를 탔다. 안정적인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에 투신한 강 대표와 노 이사를 24일 서울 서초구 '웰트' 사무실에서 만났다.

◇의사 포기하고 창업…삼성전자 인연으로 두번째 창업

두사람의 창업이 처음은 아니다.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진학한 강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노 이사를 학교에서 만나 창업의 꿈을 키웠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2012년 운동관리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지만, 실패의 쓴 맛을 봐야했다. 이후 의사 출신인 강 대표는 경력을 살려 2014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헬스서비스그룹으로 입사했고, 앞서 입사한 노 이사와 삼성전자에서 운명의 조우를 했다. 이 둘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웰트'로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한다.

마침 삼성전자가 추진한 사내벤처 C랩이 그 기회였다. 둘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모으고 제품을 개발했다. 과식을 하면 벨트가 스마트폰으로 '경고'를 보내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벨트 '웰트'는 그렇게 탄생했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 입사 면접 때 삼성이 추구해야 할 헬스케어 전략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해보라는 숙제를 받았고, 하드웨어 제조에 강점이 있는 삼성이 다양한 웨어러블 라인업을 만들며 이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2014년 8월부터 6개월간 심박센서와 'S헬스' 등 삼성 무선사업부의 헬스케어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웰트' 아이디어로 C랩에 선정되며 1년간 '웰트'팀을 이끌었다.

강 대표는 "C랩은 마치 별동대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배양하며 거대조직인 사업부와 상호보완적으로 움직였다"며 "C랩에는 자유롭게 사람을 뽑고 예산을 쓸 수 있는 자유와 권한을 줬기 때문에 출퇴근이나 다른 부담 없이 편하게 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이사.© News1 황기선 기자
삼성전자 출신 스타트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이사.© News1 황기선 기자

◇명품하우스도 반한 헬스케어+벨트…패션 중심 프랑스 진출

'웰트'는 벨트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허리둘레와 식습관, 운동량,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 등을 감지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비만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 이사는 "웰트는 '웰니스 벨트'라는 말 그대로 패션에 건강을 더한, 가장 쉽고 편한 웨어러블"이라며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나중엔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의 안부도 웰트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트형 웨어러블기기'로서 가능성을 높게 산 삼성물산도 '웰트'에 러브콜을 보냈다. 올 하반기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 브랜드에서 '웰트'를 출시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인 '웰트'는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프랑스 패션그룹과도 미국, 프랑스 등에서 만나 제품 출시를 논의 중이다. 협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패션뿐 아니라 병원이나 보험사 등으로도 영역을 넓혀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지원도 든든한 우군이다. '웰트'는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한-불 창업자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 프랑스 현지에 파견된다. 강 대표는 "여기까지 오는데 삼성전자와 한국인터넷진흥원, 중소기업청 등의 지원과 도움이 큰 힘이 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혁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근 '스타트업'정신을 내건 삼성전자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강 대표는 "어쩌면 삼성전자가 '구글'보다 더 유연한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수십년간 가전회사에서 반도체 회사로, 또 스마트폰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도 유연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구글처럼 되는 것도 좋지만, 삼성이 가진 강점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C랩=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해 구현하기 위해 2012년 도입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C랩 아이디어로 채택되면 1년간 현업 부서에서 벗어나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 관리까지 자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아이디어 제안자가 리더가 되고, 근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디어의 사업화에만 집중하게 된다. 스타트업 대상자들은 창업 이후 삼성전자의 역량과 네트워크, 각종 경영노하우를 컨설팅 형식으로 지원받게 되며, 창업의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재입사를 원할 경우 다시 회사로 복귀할 수 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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