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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하반기 1.46조규모 회사채 만기…돈맥경화 심해지나

삼성물산·롯데건설·대우건설 등 하반기 수천억 회사채 상환해야
시장 상황은 '글쎄'…현금 내자니 유동성 문제 우려돼 골머리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2016-07-01 06:3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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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들이 올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갚아야 될 돈은 많지만 현금흐름이 마땅치 않은 회사가 적지 않아서다.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 업종으로 꼽히고 있어 추가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다.

1일 금융투자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롯데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 등 10대 건설사(2015년 시공능력평가 기준)가 올 하반기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1조46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58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롯데건설(2900억원) △현대건설(2100억원) △대우건설(2000억원)이 뒤를 이었고 SK건설(1000억원)과 현대산업개발(800억원)도 만만치 않은 돈을 상환해야 한다.

회사채는 기업이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정해진 금리에 따라 이자를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약속된 기일에 원금을 상환한다.

하지만 상환하기에는 회사 금고 여력이 만만치 않은 회사가 적잖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현금·현금성자산이 4447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채를 상환하려면 절반 가량을 털어야 한다.

롯데건설의 현금·현금성자산도 2263억원이다. 지난해 말 5262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롯데건설은 2900억원의 공모 회사채 외에도 10월과 12월에 각각 300억원·6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5843억원의 현금·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SK건설도 올 하반기 회삿돈으로 회사채를 갚으려면 6분의 1 정도를 내줘야 한다.

현금으로 회사채를 상환하는 경우 향후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동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들은 또 다른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한다. 이를 차환 발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마땅치 않은 게 문제다. 지난해 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데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회사채를 새로 발행하기가 쉽지 않다. 조선업과 마찬가지로 수주산업인 건설업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발행하려던 대림산업은 사모사채를 발행해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2200억원을 조달했다. 롯데건설 역시 지난 2월 만기가 돌아온 200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갚고 4월에 3년물 사모채 200억원을 발행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현대건설도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차환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무 안정성과 유동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민하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건설과 두산건설 등 덩치가 비교적 큰 건설사들이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더 큰 어려움에 처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자구노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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