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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톡]삼성전자 파운드리 반도체의 애플 리스크

아이폰8 AP 위탁생산에서도 배제…AP고객 퀄컴만 남아
자체 AP 개발하는 삼성전자 계속 견제…기술력에 허점 드러내며 낙마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06-24 11:29 송고 | 2016-06-24 11:46 최종수정
 
 

삼성전자 반도체의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이 기로에 섰다. 주력분야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인 '애플'을 연거푸 놓쳐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올 초 경영진단을 받고, 현재 개선안을 수립 중이다.

최근 미국 애플은 내년에 나올 아이폰8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생산업체에서 삼성전자는 배제하고 대만 TSMC 한군데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올 9월 출시될 아이폰7의 AP생산에서도 애플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애플을 놓치면서 삼성전자 모바일AP의 최대고객은 사실상 '퀄컴'만 남게 됐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칩이다. PC로 치면 CPU에 해당한다. 최종제품에서 경쟁하면서 부품에서는 협력해야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애증관계가 잘 나타나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의 모바일 AP를 위탁생산하면서, 자체 모바일 AP도 같이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내 SOC개발실은 스마트폰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설계·제작,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5, 갤럭시S7 시리즈 등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동시에 시스템LSI 산하 파운드리 사업팀은 애플과 퀄컴 등의 AP를 위탁생산해왔다.

애플로서는 자사의 모바일AP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게 처음부터 찜찜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애플은 위탁생산과정에서 기술이 새어나가 삼성전자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간 이같은 리스크를 안고 줄타기를 하면서 애플과 끊어질 듯 말 듯한 사업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분야에서 아이폰4, 4S, 5, 5C, 5S까지는 애플과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아이폰6, 6플러스에서는 TSMC에 물량을 모두 뺐겼다. 특허분쟁이라는 예민한 사안이 벌어진 가운데 20나노(nm)공정 기술이 다소 뒤진 것이 이유로 꼽혔다. 당시 삼성전자 수율은 TSMC보다 낮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삼성전자는 세계최초로 14나노 핀펫공정을 개발, 물량을 일부 회복했다. 16나노에 그친 TSMC를 제치며 아이폰6S, 6S플러스에서 물량의 절반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후에는 앞서가는 기술을 제시하지 못하며 올해 하반기 나오는 아이폰7과 내년 출시되는 아이폰8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반도체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납품 실패가 애플의 견제심리를 극복할 정도로 앞선 기술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아이폰6S에서는 세계 최초로 14나노공정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에 애플이 절반의 물량을 다시 줬지만 아이폰7부터는 애플의 판단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삼성이 14나노 파생공정과 10나노에서 TSMC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여줬다면, 애플의 선택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14나노 공정을 적용했던 아이폰6S의 AP인 'A9'에 대해 소비자 문제제기가 있었던 만큼 기술력 증명은 중요했다는 평가다.

당시 TSMC칩이 들어간 아이폰의 배터리 소모량보다 삼성칩 제품의 배터리 소모량이 더 크다는 불만이 소비자들로부터 제기됐다. 비록 애플이 이 사안을 진화하는데 주력했지만, 삼성전자 기술력에 대한 애플의 감도는 더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서 최대 고객 '애플'을 놓친 삼성전자가 애플과 납품관계를 복원하는 길은 사실상 7나노(nm) 공정 성공뿐이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미 성공한 14나노 파생공정으로 수명을 늘리고 수익성을 추가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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