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기자수첩]뼈아픈 '하이디스'의 추억

(서울=뉴스1) 박종민 기자 | 2016-06-17 06:00 송고 | 2016-06-17 09:29 최종수정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국내 장비 부품 업체를 대상으로 세계2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중국 BOE에 비즈니스 기회를 로드쇼 형식으로 주선했다. 16일부터 18일까지 일정으로 진행되는 로드쇼에서 참석 기업은 베이징에 위치한 BOE의 연구소와 8.5세대 생산라인 공장을 참관하고 주요 임원진과 간담회도 갖는다. 

BOE는 옛 현대전자에서 떨어져나와 설립된 하이디스를 삼키며 급성장한 기업이다.지난 2002년 하이디스를 인수한 BOE는 하이디스의 LCD 핵심 기술 4300여건을 빼가고 회사를 부도처리했다.
인수 당시 전자시계 액정 정도를 만드는 기술 수준에 불과했으나 하이디스에서 빼낸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삼성과 LG를 넘보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 1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위는 LG디스플레이다.

BOE에 의해 부도 처리된 하이디스는 이후 대만 이잉크에 인수됐다. 하지만 이잉크도 지난해 1월 하이디스 사업장을 폐쇄 조치하고 전원 정리해고 작업에 나섰다. 당시 377명이던 하이디스 근로자는 순차적으로 모두 해고됐고 이 과정에서 근로자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반면 이잉크는 하이디스가 법정관리 중 개발한 광시야각기술(FFS)을 이용해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FFS 특허에 로열티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가 하이디스 인수를 추진할 당시 기술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은 매각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하이디스 매각은 쌍용차 사례와 더불어 가장 실패한 해외매각 사례로 손꼽히게 됐다.

디스플레이협회 관계자는 "과거에 얽매여 새로운 사업 기회를 놓칠 순 없다는 생각에서 로드쇼를 주선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중국 패널 업체들이 투자를 막 늘리기 시작했고 지금이 (접촉할) 적기라고 본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틀린 말도 아니라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과거의 결정이 가져온 '쓴맛'은 지울 수 없다.


jmpark@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