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전문가들 "강남역 살인은 여성이 약자라는 걸 확인시켜준 사건"

국회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의 원인과 대책' 긴급 토론회 열려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6-05-26 19:58 송고 | 2016-05-27 19:29 최종수정
26일 오후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의 원인과 대책'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2016.05.26/뉴스1.© News1
26일 오후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의 원인과 대책'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2016.05.26/뉴스1.© News1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의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는 긴급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축적된 여성 무시와 차별적 태도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26일 오후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긴급 토론회에서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망상이 왜 여성을 대상으로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가해자가 여성을 공격한 것은 그가 경험한 여성차별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이 분홍 코끼리 탈을 쓰고 강남역 추모현장에 나타나 남혐을 조장하지 말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남혐을 조장하지 말라는 말은 문제를 남녀대결로 보이게 한다"며 "이는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발생한 상대적 박탈감을 눈앞에 보이는 약자인 여성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대상 범죄의 경험을 성토하는 여성들의 발언은 한국 사회가 이런 젠더 문제를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준다"며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민숙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는 이번 사건이 여성혐오에서 비롯됐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남성들에게 "여성혐오의 뜻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허 교수는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며 혐오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며 "여성혐오란 미워하고 증오하는 태도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함부로 대하고 여성을 침묵시키는 것, 비인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우습게 알며 만만히 여기는 태도, 여성의 역할이 있다고 여기는 인식, 남성보다 덜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고가 여성혐오를 습득해가는 과정"이라며 "이런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용화장실 문제나 치안강화 등 강력범죄 대응책도 필요하지만 차별과 불평등, 이 사건이 가져온 공포의 원인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혐오범죄·증오범죄 등 약자에 대한 범죄를 가중처벌하는 것과 인권교육을 강화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letit25@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