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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농약소주 사건', 음독주민 용의자 지목했지만…

(대구ㆍ경북=뉴스1) 피재윤 기자 | 2016-05-26 17:46 송고 | 2016-05-26 18:42 최종수정
지난 3월11일 '청송 농약소주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사건발생장소인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회관 내부에 대한 정밀 감식에 나서고 있다. 마을회관 앞에 과학수사대 버스가 서 있다. 2016.3.11/뉴스1 © News1 피재윤 기자
지난 3월11일 '청송 농약소주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사건발생장소인 경북 청송군 현동면 마을회관 내부에 대한 정밀 감식에 나서고 있다. 마을회관 앞에 과학수사대 버스가 서 있다. 2016.3.11/뉴스1 © News1 피재윤 기자

경북 청송 농약소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26일 최근까지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음독사망한 주민 A씨(74)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농약 성분을 분석한 결과와 A씨의 행적, 주변 인물의 탐문 등을 종합할 때 A씨가 범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정황상 모든 용의점들이 A씨를 향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마을회관의 소주에 든 농약과 A씨가 음독한 농약의 탄소·질소·수소 동위원소비율이 동일한 H사의 제품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 H사의 농약을 2010년 8월 청송지역 한 농약판매점에서 A씨가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농약소주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월9일 오전 마을회관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A씨의 모습이 목격됐고, 13시간 후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제시됐다.

경찰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둔 A씨가 심리적 부담을 느낀 정황도 탐문수사에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정황들이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A씨 외에는 다른 용의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목격자나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정황만으로 A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한 뒤 A씨의 사망으로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어 불기소(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때문에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기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씨는 평소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즐긴 아내에 불만은 있었지만,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는 원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특정 다수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마을회관 냉장고 속 소주에 농약을 넣기에는 동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마을회관 냉장고나 소주병 등 어디에서도 A씨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고, 유서도 없었다는 것이다.

경찰이 '청송 농약소주 사건' 용의자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음독 사망한 A씨를 지목했지만, 사건을 둘러싼 의문이 남는 이유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마을 실거주자 80명 중 아동과 고령자 11명을 제외한 69명 중 사건 현장에 있었던 13명과 그 가족, 마을회관 열쇠 소지자 등 49명을 우선 수사대상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청송 농약소주 사건'은 지난 3월9일 오후 9시40분쯤 청송군 현동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B씨(68)와 C씨(63)가 '전신마비'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다음날 오전 C씨가 숨졌다.

같은달 31일 오전 8시쯤 유력한 용의자인 A씨가 자신의 축사 옆에서 음독해 숨진채 발견됐다.


ssana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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