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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非카드뮴 퀀텀닷…"삼성 제품에 독성물질 넣을수 없었다"

삼성 카드뮴 프리 퀀텀닷 TV 성공 스토리에 전세계 학계 주목

(제주=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05-26 11:39 송고 | 2016-05-26 17:45 최종수정
장혁 삼성전자 부사장이 26일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제9회 국제퀀텀닷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News1
장혁 삼성전자 부사장이 26일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제9회 국제퀀텀닷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News1

"전세계 학계가 실패한 카드뮴 프리 퀀텀닷 기술, 삼성이 처음 성공했다. 솔직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삼성전자는 2015년 세계 최초로 '카드뮴 프리 (Cadmium Free)'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SUHD TV를 출시했다. 여세를 몰아 최근 2세대 퀀텀닷 SUHD TV를 선보였다.
과거 일본 소니가 퀀텀닷 TV를 내놓았지만 독성물질인 카드뮴이 포함돼 있어 1년 만에 제품을 철수했다. 색 재현 능력면에서는 퀀텀닷이 탁월한 소재라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카드뮴 없이 기술로 구현하는 데는 전세계 연구진이 실패해왔다. 

퀀텀닷은 스스로 빛을 내는 미세한 반도체결정이다. 퀀텀닷은 미세한, 수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알갱이를 말한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크기를 말한다. 성인 머리카락을 10만 가닥으로 쪼갠 크기다. 퀀텀닷은 카드뮴 성분을 가진 중심 핵(Core)을 아연성분의 껍질(Shell)로 감싸고 있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카드뮴 프리 퀀텀닷 개발에 성공한 데 대해 학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초과학 나노분야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현택환 서울대학교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단장)는 25일 제주에서 열린 '제9회국제퀀텀닷콘퍼런스(The 9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Quantum Dots)'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이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 맞느냐고 몇번이고 다시 확인할 만큼 어려운 기술"이라며 "카드뮴 없이 광효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삼성이 개발에 성공해 실제 TV로 만들었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퀀텀닷 기술 관련 학회가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장혁 삼성전자 부사장을 초청한 것도 카드뮴 프리 퀀텀닷 성공 스토리를 궁금해하는 학계 석학과 업계 관계자들을 위해서였다.

삼성의 카드뮴 프리 퀀텀닷 개발은 소비자와 직원들을 위한 과감한 결정에서 잉태됐다. 퀀텀닷 성공의 주역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장혁 부사장(삼성 펠로우)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카드뮴에 안주했다면 카드뮴 프리 퀀텀닷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일본의 소니 등 다른 전자업계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 카드뮴 퀀텀닷을 연구했다.

장 부사장은 "카드뮴이 들어가지 않으면 퀀텀닷의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비카드뮴에 도전한 것은 회사의 전략적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만드는 제품에 환경저해물질이 들어가면 소비자 뿐 아니라 제조공정의 작업자들도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히 그간의 카드뮴 퀀텀닷 연구를 셧다운했다"며 "어렵지만 2010년 카드뮴 프리 연구를 시작했는데 당시 결정이 매우 중요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카드뮴 없는 퀀텀닷 연구에 매진한 삼성은 3-5족 반도체 물질과 멀티셸과 멀티코팅 방식 등으로 연구 시작 5년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안정화를 위해 결정구조 안에 넣은 물질이 핵심 역할을 했다.

학계는 삼성이 연구 성공뿐 아니라 이를 실제 TV라는 제품 양산으로 성공한 기술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의 벤처기업이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기술격차는 크다. 삼성 내부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기준으로 잡아도 1년6개월 이상 기술에서 앞서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 부사장은 "중국이나 미국 벤처 등에서 카드뮴 프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타사의 경우 카드뮴이 있는 퀀텀닷 TV의 휘도가 우리가  최초 런칭한 카드뮴 프리 퀀텀닷 TV의 휘도보다 낮을 정도"라며 "현재 이시간 까지 우리 제품을 따라온 타 제품은 없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의 퀀텀닷 TV의 휘도는 1000니트(nit)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니트는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1000니트는 1000개의 촛불이 한꺼번에 빛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LG전자의 신형 OLED TV도 휘도는 800니트다. 퀀텀닷 TV는 탄소가 없는 무기물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뛰어나다. 화학적, 물리적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무기물 기반인 퀀텀닷의 강점이다. 시간이 지나도 똑같은 색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관건은 색 재현을 위해 입자를 얼마나 균일하게 구현해내느냐다. 현택환 교수는 "퀀텀닷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비해 색을 선명하게 구현하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색 선명도를 위해 해당 색의 나노미터 크기를 균일한 크기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 교수는 "더 좋은 색감을 내기 위해 입자를 균일화하는 것뿐 아니라 비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광효율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앞으로 접거나 구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까지 무궁무진하게 응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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