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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현대상선 선주들…채권단, 법정관리 선택하나

정부 "용선료 못 낮추면 법정관리" 재차 확인
선사들 신용등급 강등도 불보듯

(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2016-05-19 18:02 송고 | 2016-05-19 18:08 최종수정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 News1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 News1

"법정관리는 선주들에게도 최악의 상황이다." 현대상선 채권단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가 용선료를 낮추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선주들이 용선료 인하를 망설이고 있다. 다른 해운사들의 용선료 인하 요구가 잇따를 수 있고 투자자들의 반발을 잠재울 명분이 필요하다는 게 주요 논리다.
선사들이 채권단의 적극적인 자세를 어떻게든 현대상선을 살리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해, 용선료 인하 폭을 줄이기 위해 시간을 끌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선주들이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에 힘들 보탤지, 아니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현대상선과 완전히 결별할지 선택할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용선료 협상 기한은 오는 20일로 정해져 있다.

◇현대상선-선주 입장 차만 확인…정부 "안되면 법정관리"

19일 금융권 등을 따르면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전날 배를 빌려준 선주 관계자들과 만나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이날 회의에서 현대상선은 남은 계약 기간의 용선료를 30%가량 낮추는 대신 인하분의 절반은 출자전환을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화 이후 발생하는 이익을 배분하는 내용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주들은 현대상선을 계기로 다른 해운사들의 용선료 인하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투자자·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울 명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협상 직접 참여 등 채권단의 적극적인 자세를 현대상선을 무조건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하고 용선료 인하 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시간을 끌려는 생각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용선료 인하 실패 시 법정관리에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직후 "(협상결렬 시 법정관리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직간접적으로 양대 선사를 반드시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를 계속해서 밝혔다.

◇법정관리 모두에게 최악…선주들은 연 1조원 손해

법정관리는 채권단은 물론이고 선주들에게도 최악의 시나리오다.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선주들은 연간 1조원가량의 용선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해운업황을 고려하면 배를 빌릴 해운사를 찾을 때까지 연간 1조원의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도 영원히 잃게 된다. 다나오스와 나비오스 등 주요 선주들의 용선료 수입 중 현대상선의 비중은 30%에 달한다. 용선료를 인하하면 그만큼의 수입만 줄어든다. 용선료를 30% 내리면 연간 7000억원은 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용선료 인하 규모가 현대상선 여유 자금으로 직결되고 경영정상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하 폭을 줄이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다. 현대상선이 현 시세보다 30~40% 높은 용선료를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30% 인하 요구는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용선료 인하가 선주들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주면서 신용등급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무디스는 18일(현지시각) 현대상선에 배를 빌려준 나비오스의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의 경영상황 악화와 용선료 인하에 따른 부담에 따른 것이다. 용선료 인하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그 속도는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를 받을 땐 더 빠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주들의 주요주주나 투자자들의 반발도 용선료 인하보다 법정관리 때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은 채무조정과 출자전환을 약속하고 용선료 협상에 직접 참여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놓고 현대상선을 살리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했지만, 선주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모양새기 때문이다.


jbk8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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