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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IT공룡들 인공지능 전쟁…한국은 AI인재 '가뭄'

[AI, 어디까지 왔나]④ 기초원천기술 낙후로 선진국보다 2.6년 뒤처져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05-19 08:22 송고 | 2016-05-19 14:10 최종수정
일본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언어 이해 분야’와 ‘미디어 이해 분야’를 제외하고 비교대상 국가들 대비 인공지능 산업화 수준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일본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언어 이해 분야’와 ‘미디어 이해 분야’를 제외하고 비교대상 국가들 대비 인공지능 산업화 수준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미국, 중국 등 'G2'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AI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정부가 과거 2004년 'IT839' 정책으로 정보화사회를 견인했듯이 AI 육성정책으로 '지능정보화사회'로 도약에 나섰지만 사회적 인식부터 인재확보까지 과제가 산적해있다.

◇선진국 대비 기술격차…기초·원천기술 낙후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지난해 실시한 정보통신기술(ICT) 수준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AI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2.6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장기간 심도있는 인공지능 연구를 추진해 한국의 경우, 기초·원천기술이 낙후된 실정이다. 

또 일본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언어이해 분야'와 '미디어이해 분야'를 제외하고 비교대상 국가들 대비 인공지능 산업화 수준이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AI 프로그램인 알파고는 '바둑천재' 이세돌9단을 이미 4대1로 꺾었지만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는 이제 겨우 목표를 설정해둔 단계다.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2013년 인지지능 분야인 '엑소브레인' 개발에 착수했다. 2014년에는 시각지능 분야의 '딥뷰' 개발에 나섰다. 엑소는 내 몸 바깥의 인공두뇌라는 뜻이다. 자연어를 이해하고 질의응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오는 10월 '퀴즈쇼'를 열 예정이다. IBM은 왓슨으로 2004년 제퍼디 퀴즈쇼 우승목표를 세워 2011년 이미 목표를 이뤘다. 

딥뷰는 이미지, 동영상 내용을 사람처럼 이해하는 시각지능 기술이다. 오는 2017년 글로벌 대회인 '이미지넷 챌린지 대회'에 출전해 3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지난해에는 자율지능 인지 에이전트 플랫폼 개발을 위한 SW스타랩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인공지능 분야 오픈SW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018년까지 웨어러블 학습 인지에이전트 엔진 API를 개발하고 2022년까지 자율적 인공지능 인지 에이전트 공개 SW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한국, '하청' 신세로 전락하나…인재확보 '급선무'

구글, IBM 등 글로벌 'IT 공룡'의 AI 공세에 밀리면 한국은 글로벌 IT 기업의 '하청'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특히 AI 기술은 오랜 '데이터 축적'과 이를 처리하는 '컴퓨팅 파워'가 핵심이라 한번 뒤지기 시작하면 따라잡기가 힘든 분야다. 선두업체의 선점 효과가 그 어느 분야보다 크다는 뜻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ICT 산업은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보다는 남들이 시작하면 빨리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빠른 추격자)로 성장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AI 시대에 한국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더하다. 

정부가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1세기 초반부터 '지능'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되자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지난해 8월부터 내부적으로 관련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지난 10월부터는 지능정보기술 민관합동 자문위원회를 운영해왔고 지난 3월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능정보는 인공지능보다 넓은 개념으로 인공지능의 '지능'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정보' 기술 분야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SW) 알고리즘, 데이터 인프라, 슈퍼컴, 저전력반도체, 산업수학·뇌과학, 융합연구 등 지능정보기술력 및 산업적 기반은 취약하다. 무엇보다 인재확보가 가장 큰 문제다. 입시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교육 관행에서 AI 시대를 이끌 '융합형 인재'의 씨가 말랐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는 "고급인력은 실리콘밸리에 거의 몰려있다"며 "최근 딥러닝 기술은 인재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고급인재가 필요하다"면서 "사실 인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삼성, LG 등 7개 대기업과 손잡고 민간중심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인재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문병로 서울대 교수는 "스포츠를 예로들면, 미국은 생활체육으로, 이중에 잘하는 사람이 선수가 되는 체제다"면서 "반대로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선수로 키우기 때문에 저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구조가 아니라 만들어낸 스타"라고 말했다. 저변이 넓어져야 자연스럽게 인재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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