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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리 아이들을 온전히 지키는 법

20대 국회가 국가시스템 전반 개조·점검해야…"뛰어라, 머슴들아!"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6-04-21 08:00 송고 | 2016-04-21 12:02 최종수정
© News1
꽃잎이 어떻게 피는지, 나무들이 어떻게 싹을 틔우고 색깔을 바꾸며 제 몸을 치장하는 지 들여다보는 건 인생의 작은 즐거움중 하나다. 벚꽃이 피었다가 지고, 라일락이 향기를 내뿜다 금세 옅은 연두색 신록으로 자리 잡는 이맘때, 길거리를 다니며 쳐다보는 나무에서 세상이 변화하는 섭리를 깨닫는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우리 아이들도 보고 느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이 생각이 미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요즘 중3 딸은 아빠의 늦은 퇴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부에 열중이다. 5월 초 중간고사가 코앞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고등학생들은 이미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시험대비 기간을 시작했다. 딸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축에 속한다. 영어, 국어는 90점대이고, 수학은 그보다는 못하지만 80점대다. 시험 결과가 나오면 매번 잘했다고 칭찬해 준다. 그러나 전교 석차를 가늠해보면 자주 놀란다. 이 정도면 잘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딸 아이 성적 위 친구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진짜 문제가 많다고 하지만, 당해 보니 정말 심각하다. 모두 공부를 열심히 한다. '모두' 공부만 죽어라 하는 게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한 단락이다.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조금만 실수하면 미끄럼틀이다. 이런 점을 간파한 사교육이 깊은 늪의 똬리처럼 학부모들의 등골을 조금씩 빼 먹는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고학년 아이 둘 학원비에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하면, 강남 친구들이 코웃음을 친다. 그래도 학원비가 너무 아깝다. 한 달에 100만원씩 적금을 들면 노후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텐데.
   
이 아귀다툼에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정부와 교육부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교육부가 이 총체적인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사교육으로 몰아넣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불안감'이다. '헬조선'에서 우리 아이들이 낙오되지 않고 살아남게 하기 위함이다. 

조금이라도 좋은 대학에 보내서 그래도 먹고살 만하다는 대기업에 취직시키기 위함이다. 그렇지 않고는 '사람대접'도 제대로 못 받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수두룩하게 목격된다.
더이상 교육문제는 단순한 교육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위가 달린 통일과 국방 이슈보다 더 심각한 '국가 안보' 사안이다. 심정적으로 '대한민국호'를 떠나고 싶어하는 국민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떠나고 싶어 하는 국민을 지켜내는 것도 국가 안보다.

북유럽의 어느 나라처럼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중산층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을 전면 개조할 수는 없을까. 대학 나와도 취직이 안 되는 판에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늘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에 다녀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드는 중추가 되게 해야 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선거 때만 반짝이다 사라지는 재벌과 대기업 위주의 우리 경제구조 재편 문제를 더 깊게 논의해야할 때다.  

마침 4.13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직접 민주주의의 발로다. 국민이 '국가 시스템'을 바꾸고자 내린 명령이다. 머슴들아, 시간이 없다. 뛰어라!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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