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김향안이 없다면 김환기도 없다…'이름에 새긴 사랑의 언약'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04-06 18:09 송고
김향안(왼쪽)과 김환기 1968년 뉴욕 아뜨리에 (사진제공 환기미술관)
김향안(왼쪽)과 김환기 1968년 뉴욕 아뜨리에 (사진제공 환기미술관)


지난 3월25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개막한'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전시는 김환기 화백의 부인 김향안(1916~2004) 여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의 작품 400여 점과 함께 이들 부부의 예술적 교류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김향안'은 김 화백이 어린 시절 쓰던 이름이기도 하다.
김향안 여사는 본명이 변동림으로 미모와 문학적 재능을 겸비한 당대의 '여신'이었다. 그는 천재시인 이상(1910~1937)과 각별했던 화가 구본웅의 계모 변동숙의 이복동생이다. 이런 인연으로 이상은 기생 금홍과 헤어지고서 방황하던 시절에 당시 스무 살이던 김 여사를 만나 혼인하였으나, 생계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객사하고 만다. 결혼한 지 석 달 만에 벌어진 사별이었다.

김 여사는 주변의 반대에도 1944년 딸 셋을 둔 김환기와 재혼하면서 남편의 어린 시절 이름인 '김향안'으로 개명한다. 그는 남편을 위해 남은 생을 살겠다는 다짐을 이름 석 자에 새겨넣고서 절대적 지지와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 화백과 사별 후 거장의 예술혼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1979년 환기재단을 설립해 뉴욕에서의 작업을 비롯해 예술세계를 잘 보존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정체인 환기미술관은 1992년 11월에 완공됐다.

© News1
© News1

이번 전시는 △점을 찍어 완성한 김환기 특유의 추상화법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시도가 담긴 삽화들 △그가 일기장과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예술적 성찰의 문구 등 2가지 면에서 눈에 띈다.

"아침부터 백설(白雪)이 분분(紛紛)…종일 그림 그리다. 점화(點畵)가 성공할 것 같다. 미술은 하나의 질서다."(1965년 1월2일 김환기의 일기)
김환기는 1963년 50세의 나이로 아내와 함께 뉴욕에 건너가 1974년 작고할 때까지 11년간 다양한 화면구성의 변주와 재료의 변화를 실험했다. 색 면과 색 띠를 이용한 구도, 타원이 중심을 향해 밀집되는 십자 구도, 사각형 안에 문자 형상을 추상화시킨 불규칙한 점적 요소 등 다채로운 구상을 삽화로 시도하며 1970년대의 점을 찍듯 완성하는 추상화 시대를 예고한다.

"선(線)인가? 점(點)인가?/ 선보다는 점이 개성적인 것 같다/ 나는(飛) 점(點), 점들이 모여 형태를 상징하는 그런 것들을 시도하다/ 이런 걸 계속해 보자." (1968년 1월23일)

김환기의 예술혼에는 김향안 여사에 대한 사랑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주고받은 편지들에는 새 작품의 도안과 함께 사랑의 밀어가 적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환기 화백이 아내 김향안 여사에게 보낸 편지 일부 © News1
김환기 화백이 아내 김향안 여사에게 보낸 편지 일부 © News1

미술계에선 김환기 작품이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로 김향안 여사의 헌신적 노력을 빠트리지 않는다. 김 여사가 환기재단과 환기미술관을 설립해 '김환기 브랜드'를 철저하게 관리했다는 것이다. 환기미술관 내 수향산방에는 김 화백의 뉴욕 시절 작업실이 복원돼 있다. 이곳 벽면에는 김향기 여사가 1983년에 쓴 다짐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

"내가 죽는다고 해서 내 영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내 영혼은 수화(김환기 호)의 영혼하고 같이 미술관을 지킬 것이다. 내가 왜 이렇게 오래 살고 있는가? 수화의 영혼이 나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소나무 두 그루가 미술관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부정한 일이 일어날 수 없다. 나는 이러한 신념으로 살아왔고 빨리 나도 내 자리에 눕고 싶으나 좀 더 남은 사명 때문에 고역을 겪고 있다."

가격 5000~1만원. 문의 (02)391-7701~2.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중 김환기 화백 뉴욕 작업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중 김환기 화백 뉴욕 작업실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중 김환기 화백이 보낸 편지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중 김환기 화백이 보낸 편지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중 김환기 화백이 보낸 편지 © News1
김향안 여사 탄생 100주년 특별전 '김환기,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중 김환기 화백이 보낸 편지 © News1


환기미술관 전경 © News1
환기미술관 전경 © News1



ar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