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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는 반려견들, 건강에 '이상신호' 온다

정신적 요인에 의한 '아토피' 발병 늘어…"대증요법 보다 유발 원인 찾는 게 중요"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2015-12-16 09:00 송고 | 2015-12-16 09:51 최종수정
반려견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토피가 발병할 수 있다.(자료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반려견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토피가 발병할 수 있다.(자료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아홉살 시츄 코코.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2년 전부터 갑자기 발가락을 핥고 귀와 온 몸을 수시로 긁거나 바닥에 문지른다. 그렇게 문지르고 긁다보니 조금씩 털이 빠져서 이제는 코 주위의 피부가 들여다 보인다.

#삽살개 수컷과 암컷, 그리고 새끼 1마리. 이 삽살개 가족은 언젠가부터 동시에 아토피 증세가 심해졌다. 특히 다 자란 수컷과 암컷은 예전에는 건강하게 지냈는데 최근 상태가 부쩍 나빠졌다.
코코와 삽살이 가족들은 모두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 개 아토피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수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 아토피는 대개 사료나 사료에 첨가된 첨가제가 주요 원인이 되지만 생활환경에서 접하는 미세 화학물이나 공기 중 배기가스 또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이런 물질적인 요인 못지 않게 정신적인 요인이 아토피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코와 삽살이 가족의 치료를 맡고 있는 '평화와 생명이 함께하는 동물병원' 박종무 원장에 따르면 이 개들의 아토피 발병 원인은 '스트레스'였다.

코코가 온 몸을 긁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낸 언니가 결혼을 해 집을 떠난 그때부터였다.

삽살개 가족의 경우 예전에는 풀어놓고 키워 밤이면 주변 산을 뛰어다니면서 멧돼지 사냥도 하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농작물을 망가뜨려 민원이 발생했고, 결국 목줄에 묶여 지내게 됐다.

이 때부터 삽살개 3마리 모두 전신 가려움증과 털이 빠지는 아토피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린 개들의 피부가 태선화 한 모습.(사진 '평화와 생명이 함께하는 동물병원' 제공) © News1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린 개들의 피부가 태선화 한 모습.(사진 '평화와 생명이 함께하는 동물병원' 제공) © News1

아토피 개들이 치료 후 피부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은 대개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의 효능 때문이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는 염증 반응만 차단할 뿐이다. 때문에 약을 먹는 동안은 증상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약을 끊으면 다시 증상은 재발하곤 한다.

박 원장은 "아토피는 하루 아침에 낫지 않는다. 때로는 완치되지 않고 평생을 가기도 한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아토피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방향을 세우는 것"이라며 "동물병원에서는 대증요법식 처방만 할 수 있는데 처방을 받을 때는 증상이 개선되고 약을 끊으면 재발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와 같은 대증요법은 반려견의 증상이 심한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아토피 완치약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면서 "반려견에게 아토피를 유발한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 그것을 배제해주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먹이고 산책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국대 수의과대학 연구팀이 올해 초 아토피성 피부염을 가진 진돗개, 요크셔테리어, 시츄, 코커스패니얼, 말티즈, 치와와 등 16종의 애완견 101마리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집먼지진드기에 노출됐을 때 61.4%(101마리 중 62마리)의 반려견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또한 반려견의 55.2%는 집먼지에 노출됐을 때, 31.3%는 담배 연기를 맡았을 때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냈다.


woo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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