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식초는 부엌 살균제..생선구울때 뿌리면 들러붙지 않고 비린내도 '싹'

[음식속숨은이야기] '마시는 식초' 맛과 향이 다양화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11-29 13:57 송고

 
 


2011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던 마시는 식초시장이 재부활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석류'와 '블루베리' 중심으로만 제품이 구성돼 소비자들이 식상함을 느끼자 최근에는 청포도 식초, 레몬 식초 등 맛이 다양화됐다. 여기에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 함량이 가장 높은 발사믹 식초가 음용식초로 출시되는 등 고급화 바람도 불고 있다.
올해 음용 식초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고급화다. 최근 이탈리아 건강비법으로 손꼽히는 '발사믹 식초'를 음용 식초로 출시한 제품이 나왔다. '발사믹'(balsamic)은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향기가 좋다, 치료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식초 중에서도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 함량이 가장 높다.

음용 식초의 맛도 다양화되고 있다. 청포도부터 레몬유자, 그린애플 맛이 출시된 데 이어 탄산수와 연계한 음용 식초도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음용 식초가 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2005년 형성된 음용 식초 시장이 매년 20%씩 성장하며 인기를 끌다 2011년을 기준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용식초 시장은 2007년 420억원 규모에서 2009년 530억원, 2011년 약 880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2년 780억원, 2013년 740억원으로 줄었다. 2014년 음용 식초 시장은 540억원 규모로 2013년 대비 20% 줄었다. 

음용 식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미래 음료시장을 바꿀 7가지 키워드인 건강, 라벨링, 맛, 물, 유통, 지속가능성, 포장에 음용 식초가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초와 같은 천연재료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탄산음료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맛은 자연에서 유래한 색깔과 향이 가미된 음료로 변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식초는 쌀 등의 곡물과 포도, 사과 등의 과일을 발효하면서 만들어지는 식초를 이용한 음료가 유망한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음료에 들어가는 물은 단순히 갈증 해소의 용도를 넘어서 피곤한 몸을 달래는 기능성을 갖추는 것으로 변하는데 식초의 수분이 딱 들어맞는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소비형태로 인해 인공물질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자연에서 발효된 식초로 환경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소비형태가 자리잡을 전망이다.

© News1
© News1

미래의 대체 음료로 각광받는 식초의 기원은 서양은 기원전 5000년경, 우리나라는 고구려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초는 술이 만들어진 다음에 초산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발효식품이다. 때문에 술의 역사와 식초의 시작이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식초는 조미용 식초와 건강용 식초, 음용 식초로 나눌 수 있다. 조미용 식초는 주정을 발효해 만든 발효 식초, 빙초산을 희석해 만든 희석 초산이 있다. 건강용 식초는 과실을 발효시켜 만든 제품으로 홍초, 감식초 등이 건강용 식초로 꼽힌다.

음용 식초는 제품에 따라 식초에 벌꿀, 올리고당, 과당, 식이섬유, 비타민 등을 추가해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음료다. 석류, 감, 홍삼, 복분자, 블루베리, 현미 등을 많이 이용하며 폴리페놀 등 기능성 물질을 첨가한다.

발사믹 식초.(사진제공=네이버)
발사믹 식초.(사진제공=네이버)

식초는 신맛과 독특한 향을 내는 음식의 재료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예로부터 약으로도 이용돼 왔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오미 중 하나인 신맛은 초산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 및 유리 아미노산에 의해 결정된다.

식초는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며, 소화를 돕고, 비타민과 유기산, 아미노산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는 것이 현대과학으로도 증명됐다. 피로 물질인 젖산이 축적됐을 때 식초가 생체 에너지 물질인 ATP를 생성하고 독소를 해독해 피로를 풀어준다고 학계에 보고돼 있다.

유기산은 산뜻한 신 맛으로 식욕을 증진시켜 침과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장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소화활동을 증진한다. 활발해진 장의 활동으로 인해 변비증상이 완화되고, 초산에 의한 장내 유해균의 살균작용, 유해 금속이나 발암 물질 등을 흡착 배출작용 등으로 문제성 피부, 아토피를 완화시켜준다.

강한 항산화작용으로 백혈구 활동을 활발하게 해 면역력을 높임으로써 각종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며 암 발병확률도 낮춰준다. 식초에 포함된 구연산은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기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기의 뼈 성장 발육을 좋게 하고, 성인 골다공증 예방효과도 있다.

식초는 활용법이 다양하다. 생선을 구울 때 생선 표면에 식초를 바르면 프라이팬이나 망에 들러붙지 않고 살이 부서지지 않는다. 식초로 생선을 씻으면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며 작은 생선을 조릴 때 식초를 조금 넣으면 뼈까지 부드러워져 먹기 좋아진다. 생선을 굽거나 튀길 때 생선에 식초를 뿌려주면 비린내가 없어진다.

오래된 육류를 희석한 식초로 주무르듯이 씻으면 부드러워지고 달걀을 삶을 때 몇 방울 넣으면 깨지거나 흰자가 흘러나오지 않는다. 엽채류, 나물류를 데칠 때 몇 방울 첨가하면 색깔이 선명해지고, 식초를 10~16배 희석한 물에 10분간 담가둔 채소나 과일에서는 세균이 최대 99%까지 감소한다는 게 농촌진흥청 연구결과 확인됐다.

주방 조리 도구들을 청소하고 살균하는 데에도 식초를 활용할 수 있다. 행주에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려 냉장고를 닦으면 살균, 부패방지, 곰팡이 예방 효과가 있다. 은제품이 검게 변한 경우 밀가루에 식초를 넣어 닦아주고, 냄비에 슬은 녹도 식초를 스펀지에 닦아 문지르면 제거된다. 도마를 살균할 때 식초로 닦아주면 마늘, 양파 등의 잡냄새도 없애고 잡균도 살균하는 효과가 있다. 어린이 장난감 살균에도 효과적이다.

식초는 유기농가에서 병해충과 잡초 관리를 위한 자재로 사용 중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일본이나 미국 사례에서 보듯이 천연재료나 전통발효가 주목받으며 식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식초가 되는 우리 전통주의 복원과 동시에 고유의 식초 개발을 병행해 연구 효율과 문화 콘텐츠를 확보해나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le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