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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22일 우산혁명 후 첫 선거…민심은 어디로?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5-11-21 17:33 송고
홍콩 남성이 센트럴점거 운동에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은 거리를 지나고 있다. ©AFP=뉴스1
홍콩 남성이 센트럴점거 운동에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은 거리를 지나고 있다. ©AFP=뉴스1


22일 홍콩에서 구의회 선거가 열린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홍콩 범민주 진영이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 제한에 반발해 이끌던 이른바 '우산혁명'인 '센트럴을 점령하라' 시위 이후 처음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홍콩 구의회 선거란?
지방정부 관할의 홍콩 구의회는 1980년대 홍콩-영국 정부가 실시한 지방행정계획에 따라 18개 구(區)로 나뉘게됐다.

홍콩 반환 이후 홍콩 입법회(국회격)는 '구의회 조례'를 통과시켜 구의회의 직권을 구체화했다.

구의회는 정치적으로 입법 및 정부예산을 심사 비준하는 권한은 없다. 그러나 구의회 의원들은 홍콩 입법회 선거인 '초급구의회(超級區議會)' 출마 자격을 얻게된다.
구의회 의원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4년이다. 현재 529명의 구의원이 있으며 이 가운데 친중성향의 '건제파(建制派)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반면 범민주 진영의 경우 20%에 그치고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자신이 소속된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에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홍콩 입법회가 '구의회조례' 수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구의회 내 위임의석을 취소함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민선의원 431명과 당연직의원 27명 등 총 458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우산혁명 후 첫번째 대형 선거.. 그 결과는?
홍콩선거관리당국에 따르면 올해 투표 자격을 얻은 홍콩 시민은 지난 선거 대비 18만2000명 증가한 369만명이다.

등록된 유권자 수는 최근 몇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몇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우산혁명' 이후로 정치적 이유 등으로 홍콩 유권자로 등록한 시민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친중성향의 '건제파'의 탄탄한 지지층인 66~70세의 유권자는 지난 구의회 선거 대비 50% 증가한 24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도심 점거 시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18~20세 유권자는 11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는 총 935명이 출마했다. 건재파에는 입법회 내 최대 정당인 민주건항연맹(민건련)이 172명의 후보를 배출했고 홍콩공회연합회(공련회)은 51명을, 신민당은 42명의 후보를 내세웠다.

범민주진영은 연대를 구성하고 단일후보를 냈다. 이에 따라 민주당, 공민당, 공당, 민협 등은 총 15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우산운동' 이라는 소속의 후보도 40여명에 달하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 외에 68명의 후보는 해당 선거구에 단일 후보로 출마해 자동 당선된다. 민건련에서만 21명의 후보가 자동 당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범민주진영, 어게인 2003?
민주화운동인 우산혁명 이후 치러지는 첫번째 대형 선거인 만큼 유권자들의 표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는 내년 입법위원 선거와 2017년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홍콩 민심을 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콩에서는 지난 2003년 중국 당국이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는 데 반대해 홍콩 시민 최대 50만명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로 같은해 치러진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은 건제파에 큰 승리를 거뒀었다.

이후 각 2007년과 2011년에 치러진 두차례의 선거에서는 민주진영이 모두 패배했다.

이 때문에 민주진영 일각에서는 지난해 우산혁명의 기세를 몰아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과거 범민주진영과 건제파간 두개 진영의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콩 일각에서 '낙하산 요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후보들이 우산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선거에 출마했다.

특히 범민주 진영 가운데서도 급진 성향 혹은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측이 전통적 범민주 진영과 같은 선거구에서 후보를 배출해 표가 갈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범민주 진영 내에서는 "후보 난립으로 민주진영의 표가 분산돼 건제파가 '어부지리'로 승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건제파에 긍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제파 후보 대다수가 정치 경험을 갖추고 있으나 지난 6월 입법회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의결을 거친 '2017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을 부결되면서 입지가 좁아든 것은 악재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여름 수도물에 납이 검출된 것도 민심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약 10개 선거구에서는 건제파 내 내분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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