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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키즈' 우후죽순 출사표에 '양지 출마론' 비판도 무성

박근혜 정부에서 녹 먹은 인사들 'TK·PK·강남'에 대거 포진…험지는 없나
19대 총선 당시 이명박 "초강세 지역 출마마라"…참 다른 꼴

(서울=뉴스1) 서상현 기자, 김현 기자 | 2015-11-10 12:27 송고 | 2015-11-10 17:34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7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15.9.7/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박근혜 사람들'의 내년 총선 출마 동정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박근혜 정부가 '민생'보다는 '총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따가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와 내각 출신 친박 인사들의 국회 도전이 각자의 연고와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대부분 당선이 용이한 여권의 텃밭에 집중되면서 뒷말도 무성해지고 있다.

정부에서 녹을 먹은 이들이 여권의 험지나 사지(死地)에 도전해 한 몸 불사르는 희생을 마다하고 박심(朴心)에 의지해 양지에만 기웃거린다는 못마땅한 시선이다.

◇'박근혜 키즈'는 텃밭 공천에만 목매네, 왜?

현 정부에서 청와대나 정부, 산하 기관에서 일한 중량급 인사들 수십 명이 20대 총선에 나서려 하고 있지만 다수가 서울 강남과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여권의 양지만 좇고 있다.  

행정자치부 장관직 사의를 표명한 정종섭 장관은 고향인 경주보다 대구 동구갑(류성걸 의원 지역구)을 선택했다는 말이 나온다. 일찌감치 춘추관장직을 사임한 전광삼 전 관장은 대구 북구갑(권은희 의원 지역구)에서 잠행 중이고,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구 서구(김상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대구 달성군(이종진)에,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성폭행 논란으로 의원직을 자진사퇴한 심학봉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북 구미갑에 출마할 것을 고려중이다. 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대구 수성구을(주호영) 출마설이 퍼지고 있다.

이밖에 서울 강남과 TK, PK 출마가 확실시되는 인사들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경북 경산시·청도군),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서울 송파구을),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서울 서초구갑),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대구 북구갑),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부산 연제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부산 서구), 최상화 전 춘추관장(경남 사천·남해·하동) 등이다.  

◇20대 국회에서 朴 호위병역 필요? 

정가에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이들 박근혜키즈가 20대 국회에 대거 입성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는 호위무사를 자처하면서, 친박계로의 정권재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고 풀이한다.

19대국회 들어 친박계가 당내에서 실시된 각종 선거, 즉 전당대회(김무성 당선), 원내대표 경선(유승민 당선)과 국회의장 경선(정의화)과 각종 상임위원장 경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를 두고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10일 "새누리당 초강세지역에서 현역 의원들을 그대로 두면 최악의 기득권 세력이 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또는 강제적으로라도 물갈이를 해줄 필요가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 강북과 광주·전남을 물갈이해야 하듯 새누리당도 강세지역의 '임명직 의원들'을 바꿔 혁신 동력을 삼아야 한다는 계산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이른바 청와대에서 비서관 했던 사람들, 행정부에서 장관 했던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총선 후보로 낙점한 듯한 인상이 보인다"며 "그런 사람들이 굳이 정치를 하려면 희생이 요구되는 어려운 지역에 나가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다 수긍을 하고 박수를 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지에서 죽으라"던 MB와는 참 다른 풍경  

19대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은 친이계 즉 'MB맨'으로 불린 인사들에게 "여권 초강세 지역에서의 출마를 자제하라"는 일종의 '희생론'을 강조한 바 있다.  

쉬운 곳에서 쉽게 당선되지 말고 가급적이면 여권에 우호적이지 않은 약세 지역에 나가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을 알리고 심판을 받으라는 주문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특정 지역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친이계의 텃밭 출마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만사형통'이라고까지 불린 이상득 전 의원은 내리 6선을 한 경북 포항남·울릉 지역에서의 출마를 접고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대구 중·남구에 출마했지만 낙천했다. 박 전 차관의 텃밭 출마는 친이계에서도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강북 지역인 서울 은평구을에서 이재오 의원만 공천을 받았을 뿐 임태희 박형준 이동관 이상휘 진수희 나경원 안형환 장재원 김해진 박선규 등 친이계 핵심들은 대부분 낙천하거나 낙선했다.  

당시 친이계로 분류되는 청와대 및 정부 고위공직자 출신 후보들은 '친이계 공천배제론'에 시달리며 출마 자제령을 맞아야 했고, 대신 그에 맞서 '일꾼론'으로 승부를 걸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총선을 앞두고 사실 경합지역에서의 수혈이 시급한 판에 박근혜 키즈에서는 열세지역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친박 의원들의 국회 입성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린 상황으로 비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8대 대선에서는 MB정부와 새누리당이 별개의 정치세력으로 존재하며 여권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아 정권재창출이 이뤄졌는데 만약 박근혜키즈의 20대 국회 입성이 대거 이뤄지면 정부와 새누리당이 같은 정치세력이 돼 대선에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dearp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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