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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장 후보 '커밍아웃'…성소수자 총학생회장 나오나?

김보미씨…"다양성을 향한 하나의 움직임을 함께하고파"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15-11-05 19:15 송고 | 2015-11-05 19:31 최종수정
서울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에 출마한 김보미(23·여·소비자아동학부 12학번)씨가 5일 저녁 교내에서 열린 공동정책 간담회에서 출마이유를 밝히며 커밍아웃 하고있다. © News1
서울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에 출마한 김보미(23·여·소비자아동학부 12학번)씨가 5일 저녁 교내에서 열린 공동정책 간담회에서 출마이유를 밝히며 커밍아웃 하고있다. © News1

"사람들이 가진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사랑하며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레즈비언입니다."

서울대학교 제58대 총학생회장에 출마한 김보미(23·여·소비자아동학부 12학번)씨가 5일 '커밍아웃' 했다. 선본의 공약을 공개적으로 소개하는 공동정책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날 간담회 내용은 추후 학내 언론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김씨가 당선이 되면 서울대 역사상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가 총학생회장이 된다.

김씨는 5일 오후 7시쯤 교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개인의 성적지향은 사적 영역의 이야기, 굳이 선거 출마를 결심하며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학교생활에서 성적지향은 필연적으로 언급될 수밖에 없으며 그 때마다 사실 그대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에 주변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했다"며 "커밍아웃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삶과 관점이 바뀌는 경험을 했고, 이것은 총학생회장으로서 학교에 불러오고 싶은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테일 선본의 정후보 김보미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은 김보미가 가진 요소 중 단지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며 "제가 믿는 바, 제가 부총학생회장으로서 해온 일들, 그리고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저는 단지 우리가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불문하고 힘을 모아 일해 나가는 동료라는 점을 확인하고 싶다"고도 강조했다.

김씨는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 모두의 삶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인정되는 사회'가 제가 바라는 이 학교의 모습이자 방향성"이라며 "(이것이) 오늘 출마와 함께 여러분께 커밍아웃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디테일 선본의 이번 슬로건은 '다양성을 향한 하나의 움직임'"이라며 "고유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학생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되 뜻을 함께 하는 하나의 움직임을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학생들 40여명은 김씨의 커밍아웃에 네 차례에 걸쳐 박수를 치는 등 응원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씨는 제57대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으로, 서울대 교수 성희롱·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학부생 대표,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기구인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제58대 총학생회 선거 본투표는 16일부터 19일까지 이뤄지며, 투표율 50%를 넘겨 개표한 후 찬성 의견이 50%를 넘으면 당선된다. 김씨는 김민석(19·정치외교학부 14학번)씨와 함께 '디테일' 선본을 꾸려 제58대 총학생회 선거에 단독 출마했다.


flyhigh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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